우리금융그룹이 동양생명의 완전자회사 편입과 상장폐지 절차에 착수하며 은행 중심의 수익 구조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임종룡 회장의 1년 내 조기 통합 선언에 발맞춰 ‘빅5’ 생보사 출범에 대한 기대감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현재 교차 인사와 외부 전문가 영입 등 조직 정비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향후 화학적 결합과 통합 시너지를 이뤄낼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동양생명을 완전자회사 편입을 추진 중이다. 최근 우리금융은 이사회를 통해 동양생명 소수 지분에 대한 포괄적 주식교환을 결의했다. 교환가액은 우리금융 3만4589원, 동양생명 8720원으로 양사의 교환 비율은 1대0.25다. 이에 따라 동양생명 주식 100주를 보유한 주주는 우리금융지주 25주로 교환받게 되며, 주식교환 절차가 완료되면 동양생명은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된다.
앞서 지난해 7월 중국 다자보험그룹으로부터 동양생명(지분 75%)과 ABL생명(지분 100%)을 각각 취득해 자회사로 편입한 우리금융은 비은행 부문 강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금융의 비은행 손익 비중은 약 9.5%로 5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번 완전자회사 추진 역시 은행 편중 구조를 깨고 비은행 포트폴리오의 결합력을 높여 그룹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동양생명이 우리금융지주의 100% 자회사로 편입되면 ABL생명과의 합병 작업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해 기준 동양생명(약 35조원)과 ABL생명(약 20조원)의 자산을 합산하면 약 55조원에 달한다. 이는 업계 상위권인 NH농협생명(약 54조원)을 넘어서는 규모로 양사의 통합이 완료되면 단숨에 생보업계 빅5로 도약하게 된다.
다만 서로 다른 조직 문화를 실제로 융합해 시너지를 내는 화학적 결합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시장에서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를 성공적으로 통합하며 상위권 도약을 이뤄낸 ‘신한라이프’의 선례를 주시하고 있다. 특히 성대규 동양생명 대표는 신한라이프의 초대 수장을 지낸 인물로서 통합 노하우를 바탕으로 운영 방향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동양생명은 ABL생명과 경영혁신 책임자를 교차 배치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기존 동양생명의 김선규 경영혁신본부장 직무대행과 ABL생명의 최근녕 경영혁신실장(CSO)의 자리를 서로 맞바꾼 것으로, 이는 향후 양사 간 실질적인 이종(異種) 문화 결합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조직 안정과 노무 관리를 위한 외부 전문가 영입도 활발하다. 동양생명은 지난달 신임 HR본부장으로 씨티은행 출신의 염동성 상무를 선임했다. 염 상무는 글로벌 금융회사에서 HR 기획·노무 관리·조직문화 개선 등을 두루 경험한 베테랑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 신한라이프에서 5년간 사외이사를 역임한 최원석 신임 감사위원(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과 신한라이프 DX그룹장 출신의 한상욱 고객IT부문장(부사장)이 잇따라 합류하면서 조직 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의 동양생명 완전 자회사화는 ABL생명 통합을 위한 사전작업”이라며 “양사 합병을 통해 재무 및 전산 시스템을 통합하면 비용 절감과 효율성 개선 효과가 기대되고 자산 기준 5위권 생보사로 도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주다솔 기자 gives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