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와 단백질, 통곡물을 2:1:1 비율로 섭취하면 ‘혈당 스파이크’를 막고 포만감도 느낄 수 있다. 나 자신과 지구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211 식사법’이다. 흰쌀밥을 한술 떠 먹은 뒤 염도 높은 반찬을 집어먹던 기존의 식습관과 정반대다.
풀무원은 바른먹거리 가치를 확장한 지속가능 식생활을 전파하는 조리교육시설 테이스티풀무원(Tasty Pulmuone)을 지난달 정식 오픈했다. 이곳에서는 211 식사법을 비롯해 일상에서 쉽게 적용 가능한 식사 관리법과 조리법을 전수함으로써 우리가 지속가능 식생활을 실천해야 하는 이유를 깨닫게 한다. 최근 직접 테이스티풀무원을 찾아 교육을 체험해봤다.
◆국가대표 셰프가 직접 레시피 시연…꿀팁 생생
테이스티풀무원은 서울 강남구 수서동 풀무원 본사 3층에 약 270.58㎡ 규모로 조성됐다. 풀무원이 지향하는 바른 먹거리와 지속가능한 식생활 이론에 대해 교육받을 수 있는 테이스티 룸과 조리실습이 진행되는 테이스티 키친으로 나뉜다.
테이스티풀무원은 일반 대상 교육 월 2회, 사회 취약계층 대상 테마 교육 월 1회로 한 달에 총 3차례 운영된다. 선착순으로 참가자를 모집했는데 순식간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교육비는 전액 무료이며 풀무원이 1년에 걸쳐 직접 만든 레시피 북과 인증서, 소정의 선물이 제공된다.
교육 참가자들은 이틀에 걸쳐 ▲채소가 풍부한 식사 ▲통곡물 활용 ▲저포화 단백질 요리 ▲유연한 채식 등 4개 실천 방법을 체득할 수 있다. 이론 교육과 조리 실습을 병행한다. 조리 실습에서는 ‘국가대표 셰프’로부터 다양한 꿀팁까지 전수받을 수 있었다. 이번 실습을 진행한 데니얼 최 셰프는 세계요리사협회 국제 심사위원이자 전 국가대표 조리팀장 출신으로, 현재는 풀무원과 함께하고 있다.
이날의 체험 메뉴는 채소가 풍부한 식사의 ‘두유면 미나리롤’, 유연한 채식의 ‘닭고기 냉이 퀴노아볼’이었다. 두 메뉴 모두 조리시간 30분 내외로, 난이도는 중하 수준이다.
먼저 두유면 미나리롤은 봄 미나리의 향긋함과 메밀두유면의 담백함을 담은 요리다. 테마에 걸맞게 채소가 전체 재료의 50%다. 김 위에 현미밥을 얇게 깔고 로메인과 두유면, 당근라페, 미나리를 수북이 쌓아 말면 된다. 간단해 보이지만 맛은 풍성하다. 홀그레인 머스터드와 레몬을 배합한 소스가 ‘킥’이다. 당근라페를 만들 때 최 셰프가 현란한 칼솜씨를 선보이자 탄성이 나왔다. 최 셰프는 칼을 잡는 법과 힘을 주는 법을 눈높이에 맞춰 설명했다.
닭고기 냉이 퀴노아볼은 향긋한 봄냉이와 곡물의 어머니 퀴노아를 다진 닭고기와 함께 버무린 샐러드다. 퀴노아는 작은 알갱이 형태의 곡물로 식감 때문에 호불호가 갈린다. 최 셰프는 퀴노아를 깨끗하게 세척해야 쓴맛이 사라지고 15분 정도 끓는 물에 넣어 삶은 뒤 2~3분 정도 뜸을 들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원활한 진행을 위해 재료 손질과 소스 배합까지 준비해준 터라 부담 없이 실습에 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요리 실력이 제로에 가까운 기자는 실수를 연발했다. 두유면 미나리롤은 밥을 많이 넣은 바람에 두께가 일반보다 1.2배 컸는데, 칼을 밀듯이 썰면 좋다는 최 셰프의 조언에 힘을 얻어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제가 만든 것 보다 모양이 좋다”는 칭찬도 들었다.
◆채소→단백질→통곡물 순으로…211식사법 지키세요!
이쯤 되면 의문점이 생긴다. 보통 식품기업에서 만든 조리교육장에서는 자사 제품을 활용한 메뉴를 시연하는데 이날 실습에서는 풀무원과 연관 없는 채소가 대부분이었다. 굳이 풀무원 제품을 꼽자면 김과 두유면 정도다. 이는 테이스티풀무원이 소비자들이 맛있게 식재료를 고르고 식생활을 했으면 좋겠다는 목적에서 만든 조리학교로 비영리 목적의 교육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윤명랑 풀무원식품 글로벌마케팅본부장은 코로나 펜데믹을 지나면서 새롭게 포착된 식생활 트렌드로 ▲스낵킹 ▲시니어 푸드 ▲GLP-1 계열 비만치료제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식문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금 먹는 게 잘 먹는 문화로 인식되는 것”이라며 “업계 트렌드가 한끼 경쟁에서 한입 경쟁으로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이어 “소비자들이 건강한 식생활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론 수업을 맡은 김민지 강사는 한 끼 식사가 나와 지구의 건강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선택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일상 속에서 실천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신선한 채소, 포화지방이 적은 단백질, 거친 통곡물, 유연한 채식 등 4가지 방식이 정답이다.
먼저 채소는 색깔마다 가진 영양소가 다르기 때문에 고루 섞어 먹는 게 좋다. 성인의 하루 채소 섭취량은 500g으로, 생 브로콜리 기준으로는 2개다. 생채소는 양손바닥, 익힌 채소는 한손바닥으로 가득이다.
단백질의 경우 포화지방 함량이 낮아 건강에 도움을 주는 단백질을 권장했다. 콩, 견과류, 생선, 닭고기 순으로 유익하다고 김 강사는 전했다. 동물성 단백질을 선택할 때는 동물복지 마크를 확인하면 좋다.
통곡물은 거친 식감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지만, 영양소와 식이섬유가 더 풍부하다. 따라서 백미밥 대신 통곡물밥과 통곡물빵, 메밀면을 선택하는 게 좋다. 실제로 풀무원 식생활 연구실 연구 결과, 밥 종류만 바꿔도 혈당 조절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앞서 만든 두유면 미나리롤은 유연한 채식법의 한 사례다. 두부, 유부, 낫또 등 식물성 단백질 식품은 심장질환 예방에 좋다.
이렇게 4가지 실천습관을 합치면 211 식사법이 완성된다. 특히 채소, 단백질, 통곡물 순으로 섭취하면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된다.
김 강사는 “혈당 스파이크는 식후 졸음과 집중력 감소, 공복감, 우울감 등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혈당 조절은 몸 건강뿐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같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