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프로젝트 아고라’ 실거래 테스트 본격화…시중은행도 참여

현행 및 아고라 플랫폼에서의 기관 간 글로벌 지급거래 프로세스. 한은 제공
현행 및 아고라 플랫폼에서의 기관 간 글로벌 지급거래 프로세스. 한은 제공

 

한국은행이 국제결제은행(BIS) 주도의 ‘프로젝트 아고라’ 프로토타입 구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실제 자금이 오가는 실거래 테스트 단계에 들어간다.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도 이번 프로젝트에 대거 참여하면서 차세대 글로벌 금융 인프라 구축 논의에 본격 합류했다.

 

한은은 28일 BIS, 미국·프랑스·영국·일본·스위스·멕시코 등 7개 중앙은행, 국제금융협회(IIF), 40여개 글로벌 금융기관과 함께 공동 개발한 프로토타입 결과를 공개했다. 

 

프로젝트 아고라는 토큰화된 중앙은행 지급준비금과 상업은행 예금을 공유 플랫폼에서 연계해 기관 간 국제결제의 비효율성을 개선하는 사업이다. 이번 프로토타입을 통해 기존 국제결제의 주요 문제인 느린 처리속도, 높은 비용, 낮은 투명성을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음을 검증했다.

 

◆국제결제 동시 처리 구현… “투명성·안정성 높였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 성과는 국제결제를 기존의 순차 처리 방식이 아닌 동시 처리 방식으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한 데 있다.

 

기존 국제 송금은 여러 중개은행을 단계적으로 거쳐야 해 처리 시간이 길고 오류 발생 가능성도 높았다. 반면 아고라는 토큰화된 중앙은행 지급준비금과 은행예금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연계해 거래를 동시에 처리하는 구조를 구현했다. 이를 통해 일부 거래만 먼저 완료되는 결제 리스크를 줄이고 거래 실패 시 전체 거래를 자동 취소하는 방식으로 안정성을 높였다.

 

거래 투명성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도 주요 성과로 꼽힌다. 현재 국제결제는 송금 이후 어느 단계에서 지연이 발생했는지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고라는 거래 참여 기관들이 동일한 결제 상태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기업과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거래 추적이 쉬워지고 자금 관리 효율도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아고라 프로토타입 플랫폼은 모듈형으로 설계돼 조건부 지급, 24시간 상시 운영이 가능하며 AML(자금세탁방지)·CFT(테러자금조달방지), 금융제재 준수, 사기탐지 기능도 고도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앞으로 일부 통화와 참여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실거래 테스트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캐나다 중앙은행이 새롭게 합류하면서 프로젝트의 글로벌 영향력도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 은행 “국경 간 결제 영역 가능성 확인”

국내 은행들도 이번 프로젝트에서 단순 참여를 넘어 실제 적용 가능성을 검토했다.

 

신한은행은 국내 유일의 민간부문 리드 기관으로 참여해 원화 기반 예금 토큰이 해외 결제에 활용될 수 있도록 다통화 실시간 결제, 자금세탁방지(AML), 개인정보 보호, 규제 준수 등 국내 금융 환경을 반영한 핵심 논의를 주도했다.

 

신한은행은 이번 참여를 통해 디지털 금융 인프라 전략을 국경 간 결제 영역으로 넓힐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또한 프로젝트 아고라 참여 경험을 바탕으로 한은 실거래 테스트인 ‘프로젝트 한강’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실거래 테스트는 프로토타입 검증을 넘어 실제 가치 이전을 전제로 결제 구조의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본점과 해외 네트워크를 연계해 원화 기반 예금토큰의 글로벌 결제 활용 가능성을 점검할 예정이다. 

 

우리은행도 프로젝트 아고라 참여를 통해 블록체인과 스마트계약 기반 국제결제 시스템이 기존 국가 간 송금 구조의 비효율을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실시간 다중통화 결제와 글로벌 기관 간 지급거래 효율 개선 가능성을 점검했으며 향후 프로젝트 한강에도 참여해 실제 금융환경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추가로 검증할 계획이다. 

 

NH농협은행도 프로젝트 아고라 참여로 예금 토큰 구조의 미래 국제결제 모델 적용 가능성을 타진하며 다중통화 기반 실시간 동시결제와 토큰화 환경에서의 통화 단일성 유지 가능성을 확인했다. 

 

한편, 한은의 프로젝트 한강은 금융당국 및 시중은행과 협력해 분산원장 기술 기반의 ‘통합원장’ 개념을 실제 지급결제에 구현한 디지털화폐(CBDC) 활용성 테스트다. 프로젝트 한강 1차 테스트에는 최대 10만 명의 이용자가 참여해 예금 토큰 전환과 프로그래밍 기반의 디지털 바우처를 온·오프라인에서 직접 사용해보며 미래 디지털 화폐 인프라의 실현 가능성과 편익을 성공적으로 검증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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