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통증을 단순 근육통으로 여기고 방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장시간 앉아서 일하는 직장인,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긴 젊은 층 사이에서 허리디스크 환자가 늘고 있다.
허리디스크는 척추 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디스크, 즉 추간판이 손상되며 내부 수핵이 빠져나와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과거에는 노화에 따른 퇴행성 변화가 주된 원인으로 꼽혔지만, 최근에는 잘못된 자세와 생활습관도 주요 요인으로 지적된다. 다리를 꼬고 앉는 습관, 허리를 구부린 채 스마트폰을 보는 자세, 엎드려 자기, 무거운 물건을 허리 힘으로 드는 행동 등이 허리에 부담을 준다.
허리디스크가 생기면 허리 통증뿐 아니라 엉덩이와 다리까지 저리거나 당기는 하지방사통이 동반될 수 있다. 심한 경우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오래 걷기 어려운 증상도 나타난다. 척추관협착증과 혼동하기 쉽지만, 허리디스크는 앉아 있거나 허리를 앞으로 숙일 때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고, 척추관협착증은 오래 걸을수록 다리가 저리고 허리를 숙이면 비교적 편해지는 양상을 보인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MRI 검사가 중요하다. X-ray는 척추 정렬이나 디스크 간격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신경 압박 여부나 디스크 탈출 정도를 세밀하게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 MRI는 디스크와 신경 상태를 보다 정확히 확인할 수 있어 치료 방향을 정하는 데 활용된다.
허리디스크 치료라고 하면 수술부터 떠올리기 쉽지만, 초기 환자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운동치료, 도수치료, 주사치료 등 비수술 치료로도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대표적인 비수술 주사치료로는 신경차단술과 신경성형술이 있다.
신경차단술은 C-arm 영상장치를 보면서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 주변에 약물을 주입하는 치료다. 염증과 부종을 줄이고 통증 완화를 돕는 방식으로, 시술 시간이 짧고 회복 부담이 비교적 적어 초기 디스크나 급성 통증 환자에게 시행된다.
신경성형술은 1~2mm 정도의 얇은 특수 카테터를 꼬리뼈 부위로 삽입해 신경 주변까지 접근하는 치료다. 약물 주입과 함께 신경 유착을 완화하고 염증을 줄이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반복적인 통증이나 만성 디스크, 척추관협착증 환자에게 고려될 수 있다.
두 치료 모두 피부 절개 없이 국소마취로 진행되며, 시술 시간은 대개 20~30분 내외다. 고령 환자나 당뇨·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있는 환자도 비교적 부담을 줄여 치료받을 수 있고, 대부분 당일 일상 복귀가 가능하다. 다만 하지 마비, 대소변 장애, 심한 신경 압박, 반복 치료에도 호전이 없는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시술 후에는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통증이 줄었다고 바로 무리한 운동을 하거나 잘못된 자세를 반복하면 재발 위험이 높아진다. 시술 직후에는 허리에 부담을 주는 행동을 피하고, 음주나 과격한 운동은 1~2주 정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이후에는 걷기와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허리 주변 근육을 관리하고, 앉을 때 허리를 곧게 세우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서울바른세상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이주환 원장은 “허리디스크는 초기 단계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수술 없이도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는 질환”이라며 “통증을 단순 근육통으로 넘기기보다 MRI 검사와 전문의 진료를 통해 현재 상태를 확인하고, 환자에게 맞는 치료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