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나 상가, 단독주택을 매수한 뒤 계약 당시 확인하지 못한 누수나 균열, 구조적 결함이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있다. 이미 잔금을 지급하고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친 상황이라면 계약을 되돌릴 수 있는지, 수리비와 추가 손해를 누구에게 부담시킬 수 있는지를 두고 분쟁이 발생하기 쉽다.
다만 부동산에서 하자가 발견됐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해당 하자가 계약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울 정도로 중대한지, 보수를 통해 정상적인 사용이 가능한지, 하자의 범위와 성격이 어떠한지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야 한다.
계약 해제를 검토할 때는 하자의 중대성이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된다. 일부 보수만으로 사용할 수 있는 하자와 건물의 안전성이나 정상적인 이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결함은 법적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결국 하자의 존재 자체보다 그 결함이 매매 목적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가 핵심이다.
하자가 언제부터 존재했는지도 중요한 쟁점이다. 매매계약 체결 당시 이미 존재했던 결함인지, 부동산 인도 이후 새롭게 발생한 문제인지에 따라 매도인의 책임 여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매도인이 하자를 알고 있었는지 여부도 함께 검토될 수 있다. 계약 전에 결함을 인지하고도 이를 알리지 않았다는 사정이 있다면 당시 설명 내용과 매도인의 인식 여부, 관련 수리 이력 등이 판단 자료가 될 수 있다.
계약서에 기재된 특약도 빠뜨릴 수 없다. 부동산 매매계약에는 ‘현 상태로 매매한다’거나 매수인이 시설 상태를 확인했다는 문구가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문구만으로 모든 하자에 대한 책임이 일률적으로 배제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어떤 범위의 상태를 전제로 특약을 체결했는지, 매수인이 계약 당시 해당 결함을 실제로 확인할 수 있었는지, 매도인이 별도의 설명을 했는지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
분쟁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하자를 발견한 직후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누수 위치와 균열 상태, 곰팡이와 변색 등 현재 상태를 사진과 영상으로 남겨두고, 관리사무소 기록과 수리 견적서, 과거 보수내역, 매도인과 주고받은 문자나 메신저 자료 등도 보관하는 것이 좋다.
하자의 발생 원인이나 시점을 두고 다툼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전문가의 점검이나 감정을 통해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할 필요도 있다. 이후 공사를 진행하면서 기존 상태가 사라지면 원인과 범위를 입증하기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손해배상 범위 역시 하자와 실제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중심으로 판단하게 된다. 대표적으로 하자 보수에 필요한 비용이 문제될 수 있으며, 그 밖의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면 해당 비용이 하자로 인해 통상적으로 발생한 손해인지 여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부동산의 가치가 기대했던 수준보다 낮아졌다는 사정만으로 그 차액 전부를 당연히 배상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 하자로 인해 발생한 손해의 범위와 그 금액을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따라서 매매 후 하자를 발견했다면 곧바로 철거나 대규모 수리부터 진행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긴급한 조치가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면 먼저 현재 상태를 충분히 기록하고 하자의 원인과 보수 범위를 확인한 뒤 대응 방향을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국 부동산 매매 후 발생하는 하자 분쟁은 하자가 발견됐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결론이 정해지지 않는다. 계약 당시 하자의 존재 여부와 매도인의 고지 내용, 계약서 특약, 하자의 중대성, 보수 가능성, 실제 발생한 손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잔금 지급과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뒤라도 하자의 내용에 따라 계약 해제나 손해배상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만큼, 관련 자료를 조기에 확보하고 계약 내용과 사실관계를 토대로 법적 대응 가능성을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말: 법무법인 아크로 박동민 대표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