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반도체 육성…데이터센터 유치 등 너도나도 AI 공약

지방선거 출마자 AI 관련 공약 살펴보니

지난 1일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종합상황실에서 직원이 사전투표 현황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부동산이나 민생 공약 외에 산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출마자들이 내건 인공지능(AI) 관련 공약이다.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생태계 조성을 비롯해 AI 데이터센터 건립으로 지역 사회의 역동성을 불어넣겠다는 공약까지 그 범위도 넓다. 다만 비슷한 공약을 같은 당에서 쏟아내는 경우가 적지 않은 데다 구체적인 공약 실행에 대한 언급이 없어 실제 사업 추진까지 이어질 수 있겠냐는 회의적인 시선도 적지 않다.

 

 2일 정치권과 산업계에 따르면 경기도지사 후보들은 일제히 반도체 산업 육성에 자신이 적임자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경기도는 수원·평택·이천·용인 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요 반도체 제조시설이 속한 K-반도체의 핵심 지역이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K-반도체 생태계 완성’을 통해 경기도를 경제 1번지로 만들겠다고 역설하고 있다. 이를 위해 반도체 설계(팹리스)에서 생산, 소·부·장, 연구개발, 후공정, R&D 및 실증까지 포괄하는 전주기형 반도체산업 생태계 조성하겠다는 목표다. ‘AI 반도체 전략위원회’ 설치해 추진체계를 강화하겠다고도 공약했다.

 

 이에 맞서 양향자 국민의힘 후보는 ‘초광역 AI·반도체 클러스터 K-벨트 구축’을 핵심 공약으로 강조하고 있다. 양 후보는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조성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고 수원·성남·용인·평택·화성·이천·오산·안성 등을 중심으로 R&D-설계-제조-소부장-실증 생태계를 완비한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하겠다고 공약했다. 경기 반도체 아카데미 설치, 해외 유수 대학 유치 등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AI 인재 생태계 구축하겠다는 각오다.

 

 주요 광역 및 기초단체장 후보들은 데이터센터 유치 공약도 쏟아내고 있다. 실제 AI가 고도화하면서 이를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는 필수적인 상황이다. 최근 녹색전환연구소·참여연대·환경정의가 공동 분석한 결과, 광역 및 기초단체장 출마 후보 중 77명(12.3%)이 데이터센터 유치 공약을 내세웠다. 전체 선거구 243개 중에서는 63군데(25.9%)에서 데이터센터 유치 공약이 나왔다. 데이터센터는 전력도 많이 소비하고 관련 인력 등도 필요하기 때문에 유치만 된다면 지역 경제 활성화에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관련 인프라 구축 이후에도 내수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

 

 글로벌 AI 허브를 유치하겠다는 후보들도 적잖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유엔 인공지능(AI) 허브’를 용산국제업무지구에 유치하겠다고 공약했다. 유엔 AI 허브는 유엔 전문기구 등의 AI 관련 기능·부서가 상호 협력하는 글로벌 플랫폼을 뜻한다. 같은 당의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 박찬대 인천시장 후보 등도 유사한 공약을 내놨다.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AI 관련 공약이 트렌드에 편승한 공약 남발이라는 시선도 있다. 특히 광역단체장 후보 대부분이 반도체 및 AI 산업 공약을 내걸고 있지만 정작 AI 산업을 통해 어떠한 방식으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것인지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 없다는 점도 한계다. 복수의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각자 글로벌 AI 허브를 유치하겠다고 공약했는데 이를 두고선 당내에서 조율이 부족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데이터센터 유치 공약을 두고선 재생에너지 공급 대책이 사실상 부재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데이터센터 유치 공약을 낸 지자체장 후보 중 재생에너지 공급 대책을 명시하거나 폐열 재활용 방안을 제시한 후보는 각각 4명에 그쳤다. 최기원 녹색전환연구소 경제전환팀 팀장은 “데이터센터의 재생에너지 공급 대책이 거의 제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은 문제”라며 “데이터센터 유치 경쟁이 기후위기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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