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출범 후 1년간 국정 운영은 민생경제에 무게가 실렸다. 정부가 지금까지 내놓은 추가경정예산, 민생회복 소비쿠폰, 취약계층 지원, 소상공인 매출 회복 대책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해당 정책은 가계와 골목상권에 재정을 직접 투입해 소비를 떠받치는 방식이었다.
지지율 흐름도 민생 행보와 맞물렸다. 출범 초기 60% 안팎에서 출발한 국정 지지율은 소비쿠폰 지급과 복지·취약계층 지원책이 이어지면서 60%대 중반까지 올라섰다. 경제·민생이 긍정 평가 이유의 상위권에 오른 점을 감안하면 직접 지원형 정책이 초기 국정 동력을 유지하는 데 일정한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소비쿠폰, 단기 부양 효과는 확인
이재명 정부의 대표 민생경제 대책으로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꼽을 수 있다. 정부는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13조원대 소비쿠폰을 지급했다. 사용처를 지역 상권과 소상공인 업종 중심으로 제한해 재정 투입 효과가 골목상권으로 흐르도록 설계했다.
정책 효과는 일부 수치로 확인됐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소비쿠폰은 10만원당 약 4만3000원의 추가 소비를 유발한 것으로 추산됐다. 전체 순소비 증대 효과는 5조원대 후반으로 분석됐다. 단기 소비 진작과 소상공인 매출 회복에는 일정 부분 기여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정치적 효과도 있었다. 유권자가 정책을 발표문이 아니라 실제 결제 과정에서 체감했다. 지원금이 생활비 부담 완화와 지역 상권 매출로 연결되면서 지지율 방어 및 상승에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었다. 민생정책이 지지율로 전환되려면 체감 속도가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다.
◆재정 투입형 정책, 반복 가능성은 숙제
다만 한계도 뚜렷하다. 소비쿠폰은 단기 부양에는 효과가 있었지만, 투입 재정 전부가 순소비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13조원대 재정을 써 5조원대 소비 증대 효과를 냈다는 점은 성과인 동시에 비용 대비 효율 논란의 출발점이다.
지원금 정책은 빠르게 민심을 안정시킬 수 있지만 반복될수록 재정 부담이 커진다. 물가와 환율 부담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현금성 지원이 계속될 경우 재정 건전성 논란도 불가피하다. 민생정책이 지지율 방어 수단으로 기능한 것은 맞지만 구조적 경기 회복으로 이어졌는지는 별도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산재 사망 1분기 최저, 안전정책 성과로 부각
이 대통령은 직장에서 죽는 사람이 나오면 안된다는 메시지를 늘 강조해왔다. 이에 따라 노동 안전 분야에서도 일부 성과가 나왔다. 올해 1분기 재해조사 대상 사고사망자는 113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24명 줄었다. 2022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1분기 기준 가장 적은 수치다. 특히 건설업 사고사망자가 큰 폭으로 감소한 점은 정부가 내세울 수 있는 대목이다.
정부가 산재 사망 감축을 주요 국정 과제로 강조해온 만큼, 해당 지표는 정책 성과로 볼 여지가 있다. 건설 현장 점검 강화, 관계기관 협업, 고위험 사업장 관리 등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표현에는 단서가 필요하다. 정확히는 ‘전체 산재 사망 최저’가 아니라 ‘재해조사 대상 사고사망자 수가 1분기 기준 최저’다. 집계 기준과 기간을 분명히 해야 한다.
◆제조업 사고 증가는 부담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전 지표가 전면적으로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같은 기간 제조업 사고사망자는 전년보다 늘었다. 화재·폭발 등 대형 사고가 영향을 미쳤다. 건설업에서는 감소세가 나타났지만 제조업에서는 반대 흐름이 확인된 셈이다.
산재 정책은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라기보다 사고가 발생하면 즉시 부담으로 돌아오는 분야다. 대형 산업재해가 반복되면 정부가 내세운 안전 성과는 빠르게 희석될 수 있다. 1분기 수치 개선을 연간 추세로 굳히는 것이 관건이다.
◆지지율, 민생으로 버텼지만 조정 국면
최근 지지율은 조정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민생경제 행보가 지지율의 하방을 받쳤지만, 안전사고와 물가·환율 부담, 재정 논란이 겹치면서 60%선 안팎에서 등락하는 모습이다.
이는 민생정책의 효과와 한계를 동시에 보여준다. 소비쿠폰과 취약계층 지원은 단기 체감도가 높고 지지율 방어에 유리하다. 하지만 경제 여건이 개선되지 않거나 안전 이슈가 발생하면 지지율은 곧바로 조정받는다. 민생으로 얻은 지지율은 민생 체감이 약해질 때 흔들릴 수밖에 없다.
한 경제 전문가는 “소비쿠폰은 소비 진작과 소상공인 매출 회복에 일정 부분 기여했고 복지·취약계층 지원은 국정 지지율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또 산재 사망자 수가 1분기 기준 최저를 기록한 점도 성과로 꼽을 수 있다”면서도 “2년 차 국정 운영의 과제는 지원금의 반복이 아니다. 민생 부양책이 실제 소비 회복과 자영업 회복, 고용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