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만에 치러진 전국 단위 첫 선거이자 정권 초반 국정 운영의 향방을 가를 ‘운명의 날’이 펼쳐졌다. 제9회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본투표는 3일 전국 1만4288곳의 투표소에서 일제히 실시됐다.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여야 지도부 개편을 포함한 정국 전반에 상당한 격변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선거 막판까지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정부 일꾼론’을, 국민의힘은 ‘정부·여당 견제론’을 각각 내세웠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전국 투표율은 51.9%를 기록하며 일찌감치 과반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 제8회 지선 동시간대 투표율(43.1%)보다 8.8%포인트 높은 수치다. 시간대별 집계를 시작한 제2회 지선(1998년) 이래 동시간대 역대 최고치다. 오후 5시 투표율은 54.7%까지 올랐다.
가장 큰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명픽’을 내세운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5선 도전’에 나선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선거운동 기간 내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두 후보는 여론조사 공표·보도 금지 기간 직전까지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쳐왔다.
정 후보는 이날 SNS를 통해 “서울의 미래가 결정되는 날”이라며 “검증된 후보 정원오가 확실한 서울의 변화를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 서울시정을 겨냥해 “시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정쟁을 앞세우고, 주택과 교통, 민생 문제를 남 탓으로 미루는 서울은 이제 끝내야 한다”고 비판했다. 오 후보도 SNS에 글을 올려 “평범한 시민을 부동산 지옥으로 내모는 정부를 견제해 달라는 요구와 서울을 글로벌 선도 도시로 올려달라는 소망을 잘 알고 있다”며 “오세훈을 지켜달라는 것이 아니라 서울의 미래를, 대한민국의 균형을 지켜달라고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맞섰다.
전통적 보수 텃밭인 대구시장 선거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 민주당은 수성구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전면에 내세워 험지 공략에 나섰고, 국민의힘은 추경호 후보를 통해 수성에 나섰다. 대구 지역은 최근 12·3 비상계엄 사태와 이후 불거진 야권 내 갈등 여파로 보수층 표심이 흔들지면서 예상을 깨고 접전이 펼쳐졌다.
여야 양자대결 구도가 형성된 부산시장 선거 역시 초접전을 벌였다. 민주당은 집권여당의 3선 의원이자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전재수 후보를 내세워 ‘해양수도 부산 완성’을 공약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현직 시장이자 3선 도전에 나선 박형준 후보가 그동안의 시정 성과를 바탕으로 ‘부산의 세계도시화’ 구상을 밝혔다.
한편 전국적인 투표 열기 속에 투표소 내 소란 행위도 잇따랐다. 서울 동대문구의 한 투표소에서는 기표를 마친 60대 남성이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지 않고 밖으로 나가려다 제지당하자, 고성을 지르며 소란을 피워 경찰이 출동했다. 부산 동구 초량동 투표소에서도 80대 여성이 “부산시장 투표용지를 받지 못했다”고 오인해 항의하는 과정에서, 본인의 원래 투표소를 안내하던 선거관리인의 팔을 치고 잡아끄는 등 폭행 혐의로 조사를 받기도 했다.
주다솔 기자 gives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