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올해 하반기 업계 최고의 경상수익 창출 능력을 보여줄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원동력에는 정확한 타이밍에 종합투자계좌(IMA) 카드 등으로 승부수를 띄워온 김성환 대표이사의 공로를 빼놓을 수 없다.
◆자기자본 1위 한투증권
17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대형 증권사들은 종합투자계좌, 발행어음 사업을 성장 동력으로 삼아 체급을 키우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약 12조7000억원으로, 초대형 투자은행(IB) 5곳(한국투자∙미래에셋∙NH투자∙삼성∙KB) 가운데 1위에 올라있다. 이 부문 2위인 미래에셋증권(10조3000억원)과도 상당한 격차가 있다.
자기자본이 4조원을 넘는 증권사는 발행어음 업무를 할 수 있다. 8조원 이상일 경우에는 종합투자계좌 사업이 가능한데, 이처럼 자기자본은 사업 확장과 직결되는 핵심 요소다.
지난해 11월 종합투자계좌 인가를 받은 한국투자증권은 이미 5호 상품까지 출시를 마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누적 모집액도 어느덧 2조9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불어난 가운데 40~60대 고객 유입이 두드러진다.
종합투자계좌는 증권사가 원금지급 의무를 지는 조건으로 고객예탁금을 기업금융 관련 자산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 금융상품이다. 한국투자증권은 기업대출과 회사채, 인수금융 등 비교적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기대할 수 있는 기업금융자산 중심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걸로 알려졌다.
원금보장 기능에 금리 메리트까지 부각되며 종합투자계좌 상품은 흥행에 성공한 모습이다. 일단 사업의 성장 잠재력 만큼은 입증됐다는 이야기다.
다만, 동일 사업자 간 조달 경쟁에 은행권 대응까지 맞물리면서 초기에 얼마나 수익성을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투자 성과와 함께 리스크 관리 역량을 입증하는 일도 향후 과제로 꼽힌다.
◆김성환 체제…업계 최초 영업익 2조 + IMA 사업권 획득
한국투자증권이 국내 첫 종합투자계좌 사업자 중 한 곳으로 기분 좋게 출발해 순항을 이어가는 데는 2024년부터 사령탑을 맡아 지난 3월 재연임에 성공한 김성환 대표가 승부사 기질을 제대로 보여줬기 때문이다.
1969년생인 김 대표는 고려대 경제학과를 나와 2004년 한국투자증권에 합류했다. 프로젝트금융, 기업금융, 채권운용, 경영기획, 리테일 등을 두루 거친 그는 대표 내정 당시부터 금융투자업 전 부문에 걸쳐 전문성과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지난해 업계에선 처음으로 영업이익 2조원 시대를 연 한국투자증권은 김 대표의 주도 하에 종합투자계좌 사업권까지 품에 안았다. 김 대표는 연초에도 신규 수익원이자 국가의 성장 동력으로 주저 없이 종합투자계좌를 꼽으며 회사 구성원들에게 더 정교한 플레이를 주문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5월 초 개인형 퇴직연금(IRP)과 개인연금 적립금이 각각 10조원을 넘어서며 안정적인 자산관리 역량까지 뽐냈다.
최근 가상자산거래소 코인원과 손발을 맞추기로 한 것도 운동장을 더 넓게 쓰겠다는 김 대표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모습이다. 국내 디지털 금융시장에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 디지털 자산시장을 선도하는 강호로 자리매김해 나가겠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한국금융지주와 100% 자회사 한국투자증권이 증권업종에서 10년 넘게 최선호주 지위를 유지하며, 일명 팔방미인으로 통하는 데는 이러한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까닭이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국금융지주에 대해 “발행어음 잔고에서 매분기 1000억원의 이익 기여가 더해지고 있고, 종합투자계좌(IMA) 설정 규모가 3조원에 달해 추가 성장동력을 확보했음에도 예상 수익성 대비 주가의 절대적∙상대적인 저평가 정도도 크다는 판단”이라며 투자의견 매수와 업종 최선호주를 모두 유지했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