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실손의료보험 재정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온 비급여 진료 항목에 대한 관리를 대폭 강화한다. 체외충격파 치료의 실손 보장 횟수가 제한되는 데 이어, 도수치료의 관리급여 편입 등이 잇따라 시행되면서 고질적인 실손보험 적자 구조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따르면 정부는 비급여 관리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다음달부터 체외충격파 치료 횟수를 부위당 최대 6회, 연 최대 12회로 권장하는 기준을 적용한다. 해당 횟수를 초과할 경우 실손보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앞서 정부는 도수치료를 ‘관리급여’로 편입하는 방안도 확정했다. 관리급여는 건강보험이 진료 비용을 전액 부담하는 급여와 환자가 비용을 전적으로 부담하는 비급여의 혼합 형태다. 과도한 비급여 진료를 억제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도수치료를 관리급여 유형으로 편입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부 모든 병·의원의 도수치료 1회 가격은 4만3850원으로 통일된다. 또한 도수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기본물리치료나 단순재활치료를 우선 시행해야 하며 이용 횟수 역시 부위를 불문하고 주 2회, 연간 총 15회로 제한된다. 보건복지부는 도수치료의 평가 주기를 3년으로 설정하고, 향후 재평가 결과에 따라 세부적인 급여 유형 및 전환 원칙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 실손보험 상당 부분은 비급여 진료, 그중에서도 도수치료를 비롯한 비중증 질환이 적자 폭을 키우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실손보험 사업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실손보험 보험손익은 1조87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전년(1조6200억원) 대비 적자 폭이 15.6% 확대됐다.
특히 지급 보험금 가운데 비급여 항목은 9조7000억 원으로 57.1%를 차지했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비중증 치료로 분류되는 도수치료 등 근골격계 질환 관련 보험금은 2조69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암, 뇌·심혈관 질환 등 관련 보험금 지급액(2조5500억원)을 넘어서는 규모다.
이처럼 비중증 비급여에 많은 보험금이 새어나가고 있었던 만큼, 시장에서는 이번 비급여 관리 강화 조치가 보험사의 실질적인 적자 폭 축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실손보험 보유 계약 비중이 높은 손해보험사를 중심으로 수혜가 가시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뚜렷한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곳으로는 현대해상이 꼽힌다. 현대해상은 주요 손해보험사 중 전체 보험료 내 실손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제도 변화에 따른 수혜가 집중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시장에서는 도수치료가 관리급여로 편입될 경우 현대해상의 위험손해율이 약 1.5%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기준 현대해상의 예실차 손실은 3061억원, 손실계약비용이 3806억원임을 감안하면 총 손실액 가운데 실손보험 비중이 90% 이상 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회당 치료비 자체가 낮아지기 때문에 제도 시행으로 예실차 및 손실계약비용이 연간 40% 이상, 2400억원 가량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현대해상의 위험보험료 중 실손 비중을 39% 수준으로 추정했다. 임희연 연구위원은 “상위 3사 가운데 현대해상은 위험보험료 중 실손 비중과 실손 손해율이 높은 편”이라며 “향후 실손손해율 하락 시 손익 개선 효과 뚜렷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주다솔 기자 gives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