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해킹으로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사고를 겪은 롯데카드에 대한 제재 절차가 본격화된다. 금융당국은 다음 달 중 최종 결론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25일 금융감독원과 롯데카드 측을 불러 첫 안건소위원회를 개최한다. 이날 회의에서는 금감원이 제재안의 근거를 설명하고, 롯데카드는 해킹 사고의 특수성과 사후 대응 조치,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중심으로 의견을 개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는 지난 4월 말 롯데카드에 대해 영업정지 4.5개월, 과징금 50억원, 조좌진 전 대표에 대한 문책경고 등을 의결해 금융위에 넘겼다. 최종 제재는 안건소위 논의와 금융위 정례회의 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금융위는 이르면 다음 달 중 결론을 낼 계획이다. 다만 해킹 피해를 이유로 금융회사에 영업정지를 부과하는 사례가 사실상 처음인 만큼, 안건소위가 여러 차례 열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신규 회원 모집 제한을 수반하는 영업정지와 전직 CEO 중징계가 유지될지, 아니면 회사 측의 수습 노력 등을 고려해 일부 조정될지 주목하고 있다.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은 위반행위의 정도와 횟수 등을 고려해 업무정지 기간과 과징금을 최대 50% 범위 내에서 가감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2014년 직원에 의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영업정지 3개월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당국이 이번에도 보안 관리 소홀 책임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가중 제재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이번 사고는 내부통제 부실이 아닌 외부 해킹에 따른 피해라는 점에서 과거 사례와 동일선상에서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위반행위 반복 여부와 법리 적용을 둘러싸고 당국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금융당국이 금융사와의 징계 관련 행정소송에서 잇달아 패소한 점 역시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롯데카드 제재 결과는 개인정보 유출 문제로 제재 절차가 진행 중인 다른 카드사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재 우리카드와 신한카드는 금감원 제재심 개최를 앞두고 있으며,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우리카드는 2024년 가맹점 대표자 약 7만5000명의 개인정보가 카드모집인에게 유출됐고, 신한카드는 2022년 3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가맹점주 휴대전화번호와 사업자등록번호 등 약 19만2000건의 정보가 외부로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두 사례는 내부통제 문제 성격이 강해 해킹 피해인 롯데카드와는 차이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