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업계가 고금리 기조에 따른 자금조달 부담을 낮추기 위해 해외 자본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통적인 조달 수단인 여전채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김치본드와 해외 자산유동화증권(ABS), 포모사본드 등 외화 조달 수단을 활용하며 조달 기반 다변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22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여전채 금리 지표인 금융채II(AA+, 3년물) 금리는 지난 19일 기준 4.337%로 집계됐다. 고금리 환경이 장기화되면서 카드사들의 조달 비용 부담도 지속되고 있다. 업계는 차환 발행 과정에서 금리 부담을 줄이기 위해 외화채 등 대체 조달 수단 활용을 확대하는 분위기다.
여전채 금리 상승은 카드사의 수익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카드업계는 자금 조달 후 이를 신용판매와 카드론, 할부금융 등에 공급하는 구조인 만큼 조달금리 상승은 곧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업계가 외화채 발행을 확대하는 배경도 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고 만기 구조를 분산해 안정적인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김치본드 발행이다. 김치본드는 국내에서 외국 통화로 발행되는 채권으로 해외 투자자 자금을 국내로 유치할 수 있는 수단이다.
현대카드는 올해 1월 미국 달러화와 중국 위안화를 결합한 이중통화 김치본드를 발행했다. 총 발행 규모는 2000만달러와 4억4000만 위안 등 약 1287억원 규모다. 달러화 채권은 담보이익물조달금리(SOFR)에 77bp를 가산한 수준으로 위안화 채권은 2.09% 금리로 발행됐다. 현대카드는 이를 통해 조달 채널을 확대하는 동시에 통화별 조달 리스크를 분산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삼성카드도 지난달 말 4억위안 규모의 위안화 표시 김치본드를 발행했다. 3년 만기 금리는 연 2.08% 수준으로 같은 기간 여전채 금리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김치본드 발행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올해 2월 1억3000만달러 규모의 달러화 표시 채권을, 3월에는 4억위안 규모의 위안화 표시 채권을 각각 발행하며 외화 조달을 이어갔다.
최근에는 대만 자본시장을 활용한 포모사본드도 새로운 조달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 10일 국내 비은행 금융기관 최초로 4억달러 규모의 변동금리부채권(FRN) 포모사본드를 공모 발행했다. 만기는 3.5년이며 금리는 SOFR에 0.82%를 가산한 수준으로 결정됐다.
특히 이번 발행에는 총 16억9000만달러 규모의 주문이 몰리며 발행액 대비 4배가 넘는 수요를 기록했다.
외화 ABS발행도 활발하다. 롯데카드는 올해 1월 3억달러 규모의 ESG 해외 ABS를 발행했고, 신한카드는 2월 말 2억5000만달러 규모의 해외 ABS 발행에 성공했다. 우리카드도 지난 3월 2억달러 규모의 해외 ABS를 발행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