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가 대출 한도 앞질러…중산층 밀어내는 서울 청약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뉴시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뉴시스

 

서울 아파트 분양가가 대출 한도를 빠르게 웃돌면서 무주택 중산층의 청약 진입 장벽이 높아지고 있다. 분양가가 20억원 안팎까지 올랐지만 주택담보대출은 최대 4억원에 그쳐, 당첨 이후 10억원이 넘는 자기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24일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기준 서울 민간 아파트의 최근 1년 평균 분양가는 3.3㎡당 6355만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평균 분양가가 6000만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전용면적별로는 84㎡ 평균 분양가가 21억3608만원, 59㎡는 15억4911만원으로 나타났다. 일부 고가 단지가 평균을 끌어올린 영향이 있지만, 중소형 주택도 대출 규제 기준선인 15억원을 넘기 시작했다.

 

현재 서울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주택가격에 따라 달라진다. 15억원 이하는 최대 6억원,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는 4억원, 25억원 초과는 2억원이다. 실제 대출액은 담보인정비율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소득 수준 등에 따라 더 줄어들 수 있다.

 

전용 84㎡ 평균 분양가에 최대 4억원의 대출을 적용하면 당첨자가 마련해야 할 자기자금은 17억원을 넘는다. 전용 59㎡도 분양가가 15억원을 넘으면 최대 대출 실행 시 평가된 시가가 15억원을 넘을 경우 4억원 한도가 적용될 수 있다

 

중도금 집단대출을 받을 수 있어도 입주 단계에서 자금 부담은 남는다. 잔금대출 전환 과정에서 대출 한도와 상환 능력을 다시 심사받기 때문이다. 중도금 대출과 잔금 대출 사이의 차액은 현금으로 충당해야 한다.

 

청약 수요도 대출이 상대적으로 많이 나오는 15억원 이하 주택으로 쏠리고 있다. 서울 일부 단지에서는 전용 59㎡ 경쟁률이 수백 대 1을 기록한 반면, 18억원 안팎의 전용 84㎡ 경쟁률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높은 청약 경쟁률에도 계약 단계에서 자금 마련에 실패해 잔여 물량이 발생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분양가 상승이 계속되면서 서울 청약의 경쟁 기준도 가점과 소득에서 현금 보유 규모로 이동하고 있다. 대출 규제가 고가주택 수요를 억제하는 효과는 있지만, 중소형 분양가까지 규제 기준을 넘어서면서 실수요자도 같은 제한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분양가와 대출 한도의 격차가 더 벌어질 경우 서울 청약시장은 자산가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무주택 중산층은 소형 주택이나 서울 외곽, 경기지역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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