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투자 삼성전자 왜?…반도체 초격차 유지에 지방 균형발전까지

용수·전력 확보 용이한 지방에 제조업 생태계 조성
정부 지방 균형발전 정책 부응 역할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뉴시스

 

 삼성전자의 초대형 투자 구상엔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통해 거둔 수익을 재투자해 인공지능(AI)를 포함한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거머쥐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또 용수 및 전력 등 포화상태에 놓인 수도권이 아닌 지방 산업 생태계를 육성함으로써 지역 균형발전의 발판을 놓겠다는 의지도 반영됐다. 이는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려는 정부의 정책과도 궤를 같이 한다.

 

 28일 정부와 업계에서는 이번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를 두고 반도체 시장에서 초격차를 유지함과 동시에 지방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결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57조2328억원을 시현했다. 지난해 영업이익(43조6011억원)을 불과 한 분기만에 넘어선 어닝 서프라이즈다. 현재 실적 성장세도 놀라운데 향후 전망은 훨씬 더 밝다. 증권가에선 올해 삼성전자의 예상 영업이익을 300조원 중후반대로 보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2분기 현재 메모리 가격은 서버 D램과 기업용 SSD를 중심으로 50% 이상 상승하며 시장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고 있는데, 하반기엔 클라우드 사업자들의 메모리 용량 확보 경쟁까지 한층 심화할 것”이라면서 삼성전자의 향후 실적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봤다. KB증권은 이러한 분석을 토대로 삼성전자의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을 375조원, 548조원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삼성전자의 이번 대규모 투자 계획은 초호황 국면에서 거둬들인 수익을 공격적으로 투자해 시장 내에서 압도적 1위를 지키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특히 호남에선 제2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통해 거대한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꾸릴 것으로 관측된다. 당초 후공정인 패키징 공장 투자만 예상됐지만, 1기당 최소 60조원 수준의 대규모 투자가 뒤따르는 전공정 팹까지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 대비 용수 및 전력 확보에 유리한 데다, 앰코테크놀로지와 같은 글로벌 후공정 기업도 광주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라 향후 호남권 내 반도체 생태계가 크게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광주·전남 지역은 윤석열 정부 시절인 2023년 산업통상자원부(현 산업통상부)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공모 과정에서 이미 반도체 인프라와 사업성, 집적 효과, 산학연 협력 등 핵심 평가항목에서 최고 수준의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최근 호남권에선 광주 첨단3지구, 전남 해남 솔라시도 등이 투자 부지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충청·영남 등 여타 지역에서도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는 제조업 경쟁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충청권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SDI, 삼성전기 등이 고부가 반도체 기판뿐만 아니라 피지컬AI의 핵심 부품인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등을 생산 중이다. 특히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의 경우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의 핵심 생산 거점인 만큼 이곳에 대한 투자 확대 역시 산업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시설 확충도 우리 경제의 또 다른 미래 동력인 바이오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의 대규모 지방 투자는 정부가 추진 중인 지역 균형발전 정책과도 부합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5일 ‘제39차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수도권 1극 체제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현재의 성장은 지속되기 어렵다”면서 “첨단 핵심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영남과 충청, 강원, 제주, 호남 등 전국으로 확산하는 획기적인 전략산업 다극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