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한편에서는 주택 공급 확대 정책이 기대만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 목표를 1.5%로 설정하고 다주택자의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 담보대출 만기연장을 제한하는 등 고강도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했다.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약 89% 수준으로 미국(68%), 일본(61%), 중국(59%)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2030년까지 해당 비율을 80%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그러나 주택시장에서는 수요 억제 정책에 비해 공급 확대 정책의 실행 속도가 더디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의힘 이종욱 의원실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7 주택공급 확대방안에 따라 민간 매각이 중단된 공동주택용지는 전국 17개 지구 27필지, 약 65만㎡ 규모에 달한다. 이들 용지는 성남, 하남, 남양주, 화성 동탄 등 수도권 주요 지역에 위치해 있다.
당시 정부는 민간에 매각하는 대신 LH가 직접 개발해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LH 사장 인선 지연과 조직 개편 등의 영향으로 사업 추진이 늦어지면서 이들 용지에 대한 사업 추진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이종욱 의원은 “결국 공공이 직접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던 정책이 오히려 핵심 주택용지를 묶어 놓는 결과를 낳았다”라며 “공공과 민간이 함께 공급을 늘릴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정부는 공급 확대 정책이 중단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속도를 높이고 있다는 입장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4월 국무회의에서 약 3만4000호 규모의 공공주택 사업을 국가 정책사업으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부 사업은 예비타당성조사 면제가 가능해져 사업 기간을 약 1년가량 단축할 수 있게 됐다.
국토부는 노후 공공임대 재건축과 도심 유휴부지 개발 등을 통해 확보한 물량을 2030년까지 순차적으로 착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강서 군부지와 서울의료원 남측부지 개발 등도 추진 대상에 포함됐다.
전문가들은 가계부채 관리 자체의 필요성에는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공급 확대 정책이 실제 착공과 입주로 이어지는지가 시장 안정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