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활황과 함께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도 급성장했다. ETF가 국민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잡은 모습이지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부채질하는 주범이란 따가운 눈총도 받고 있다. 한치 앞을 알 수 없이 요동치는 현 장세에서 전문가들이 전하는 투자전략은 무엇일까.
◆ETF 순자산 총액 500조 돌파…삼전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29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ETF 시장은 순자산총액이 513조원에 달할 만큼 양적으로 폭발적인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불붙은 주식시장의 가파른 상승세는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자극했고, ETF 시장으로도 자금이 대거 쏠린 까닭으로 풀이된다.
코스피가 올들어 빠르게 고점을 높여가면서 국내 ETF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해 3월 말 4조원에서 올해 6월 말 32조원으로 급증했다. 특히 지난 5월 27일 신규 상장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거래대금 상위권에 다수 포진하고 있다.
올해 들어 6월까지 일평균 거래대금 상위 종목 ETF를 살펴보면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가 2조67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2위는 KODEX 레버리지(2조1600억원), 3위는 KODEX 200(1조9300억원)이 차지했다. 이어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1조9100억원)와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1조4900억원)가 각각 4위와 5위로 뒤를 이었다.
올해 새로 상장된 상품 트렌드에서도 중심 테마는 역시 반도체였다.
올들어 신규 상장된 ETF 가운데 자산규모가 급성장한 종목을 보면 1위는 지난 3월 출시된 SOL AI반도체TOP2플러스로, 운용자산(AUM) 규모가 6조6500억원에 이른다. 2위는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3조8400억원)이며, 3위부터 5위까지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모두 휩쓸었다.
국내 반도체 투톱의 주가 상승세와 맞물려 이들 단일종목을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의 순자산총액도 크게 늘어났다. 지난달 첫 상장일 당시 4조원에서 이달 26일 기준 16조원(SK하이닉스 10조5000억원∙삼성전자 5조6000억원)으로 덩치를 키웠다.
◆반도체 쏠림 완화될까
지난주(22~26일) 국내 증시는 하루가 멀다하고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울리는 현기증 장세를 보여줬다. 이러한 급격한 변동성을 초래한 원인 중 하나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꼽히고 있다. 가뜩이나 심각한 반도체 투톱에 대한 쏠림으로 이들 종목 등락에 따른 코스피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양 종목의 변동폭을 더욱 키우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게다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매수세는 코스닥시장의 수급 악화까지 초래하는 모습이다.
그렇다면 주도주 쏠림은 쉽게 해소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 모멘텀이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이같은 흐름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받고 있지 않은 가운데 실적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대형 반도체 집중형 ETF로의 쏠림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유지된다면 앞으로도 증시의 급등락을 자주 마주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전문가들은 증시의 우상향 기조만큼은 꺾이지 않을 것이란 판단을 내놓고 있다.
6월에도 반도체 호수출에 메모리 가격 상승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주당순이익(EPS)이 다시 빠르게 상향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요한 건 펀더멘털의 흔들림인데, 그런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면 변동성이 대폭 확대된 상황에서도 우상향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투자자에게 반도체, IT 업종 중심의 압축 대응 전략을 조언했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