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의 회생과 파산을 가를 법원 판단이 임박한 가운데 범여권 정당이 정부 차원의 중재를 촉구했다. 홈플러스 노조도 법원에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 연장을 호소했다.
홈플러스는 자구 노력으로 1조2000억원 규모의 비용을 절감한 만큼 납품이 정상화되면 매출이 회복될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회생계획 변경안을 도출했지만, 회생 절차에 필요한 긴급운영자금(DIP) 2000억원 조달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범여권 정당은 30일 국회 본관 당대표회의실에서 ‘홈플러스 회생 및 대규모 실업 사태 방지 국회 중재 및 사회적 대화기구 제안을 위한 제 정당 준비회의’를 열었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장인 민병덕 의원은 “대주주와 채권단의 무책임한 태도로 (홈플러스의) 회생절차가 중단되고 청산의 길로 접어들면 한 기업의 파산이 아니라 10만 가정을 벼랑으로 내모는 국가적 민생 재난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홈플러스 앞에 놓인 현실은 고용과 민생위기이고 국가가 적극 개입하고 중재해야 할 공공 문제”라며 “정부의 행정적 지원과 중재 노력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은 “사기업 회생절차라는 이유로 정부가 뒤로 물러서 있으면 안 된다”며 “정부가 머뭇거리면 그 피해는 노동자와 지역사회가 떠안게 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사회적 대화가 회생과 고용 안정을 위한 실질적인 합의로 이어질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해야 한다. 정부의 책임 있는 개입과 공적 자금 투입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사무총장은 “대주주 MBK와 주요 채권단은 실현 가능한 자금 조달 방안을 즉각 내놓아야 한다”며 “정부와 지자체 역시 관망하지 말고 즉시 비상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발언했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는 “국회가 더욱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청와대와 관계 부처 등 정부도 이대로 방관해서는 결코 안 된다”며 “이해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 회생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그래야 법원의 회생 기한 연장도 이끌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회생 절차가 폐지되고 청산으로 넘어가면 노동자들과 소상공인들마저 연쇄 도산의 위기로 내몰릴 것”이라며 “하루빨리 정부와 채권단, 대주주 노동자가 함께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 기구를 마련해 홈플러스 회생과 고용 안정의 길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은 7월 3일이지만 MBK와 메리츠의 책임 공방 속에 회생계획안 핵심 내용인 2000억원 자금 조달 계획은 공회전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주요 채권자인 메리츠에 2000억원 규모 DIP 지원을 지속 요구해왔다. 이에 메리츠는 지원 규모를 1000억원으로 제한하며 김병주 MBK 회장의 보증을 조건으로 걸었고, MBK 측은 불가능하다며 맞서고 있다.
이에 서울회생법원은 이날까지 홈플러스 이해관계자들에게 회생절차 폐지에 대한 의견조회를 요구했다. 기한을 앞두고 최후통첩에 나선 셈이다.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비공개 회의를 마친 뒤 “(메리츠와 MBK를) 국회도 설득하고, 긴급운영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시간을 달라고 법원에 요청하기 위해 (내일) 방문하기로 얘기했다”며 “회계 상태에 대한 자료를 제출해줄 것을 메리츠에게 요구하고, 관리인 측에도 국회 자료를 제출해줄 것을 요구한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 청산 시 지역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은 만큼 법원이 심사를 위해 기한을 재차 연장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관련 법에 따르면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은 회생절차 개시일로부터 1년이지만,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때 최장 6개월 연장할 수 있다. 앞서 4개월 연장이 이뤄져 2개월의 추가 연장 여력이 남아 있다.
홈플러스 일반노동조합은 이날 법원에 “DIP 2000억원 조달에 관해 관리인이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소명자료와 확약서를 재판부에 제출할 수 있도록 마지막 기회를 부여해 주길 요청드린다”는 의견을 회신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