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메가프로젝트 대해부] ‘반세권’ 호재 온다... 지역 부동산 시장에 활력 불어넣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 공장(팹·Fab) 후보지로 거론되는 광주 북구 첨단3지구 전경. 뉴시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 공장(팹·Fab) 후보지로 거론되는 광주 북구 첨단3지구 전경. 뉴시스 

 호남에 신규 반도체 공장(팹) 2기를 건설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정부의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가 침체한 광주·전남지역 부동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지 관심이 쏠린다. 

 

 광주·전남지역 부동산은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으로 장기 침체에 빠져 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 자료를 보면, 지난달 광주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0.61%로 광역자치단체 중 가장 낮았다. 이 기간 서울이 1.06%를 기록한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전국 아파트값 변동률이 0.16∼0.34% 수준의 상승세를 보인 것과 비교하면 광주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더욱 두드러진다. 

 

 미분양 적체 현상도 심각하다. 국토교통부 5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미분양 주택은 광주1259호, 전남 2798호 규모로 적체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광주가 709호, 전남이  1703호에 이른다. 분양평가 전문회사 리얼하우스에 따르면 지난 5월 광주 지역의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0.18대 1로 장기간 미달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반도체 생산 시설 투자 계획이 발표되면서 지역 부동산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삼성은 지난달 30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 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약 400조 원을 투입해 신규 팹 2개를 건설함으로써 광주 지역을 글로벌 반도체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SK하이닉스도 호남 지역에 40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1기가와트(GW) 규모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광주 첨단3지구와 군공항 이전 부지 등을, SK하이닉스는 광주를 비롯해 장성, 해남 등을 후보지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입지는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의, 전력·용수 등 인프라 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반도체 생산 기지가 호남권에 들어서면 관련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협력업체가 집적되며 대규모 일자리가 창출되며 직주근접 주거 수요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 수도권의 반도체 직주근접 입지인 경기 화성시 동탄구도 ‘반세권’, ‘셔세권’으로 불리며 올해 들어 신고가가 속출하는 등 집값이 우상향하고 있다. 

광주시청 옥상에서 바라본 서구 유촌동 한 아파트 단지. 뉴시스
광주시청 옥상에서 바라본 서구 유촌동 한 아파트 단지. 뉴시스

 아직 부지 확정 전이지만 대형 호재에 광주·전남지역 부동산은 벌써 들썩이고 있다. 일부 후보지에서는 투자 발표 직후 아파트와 토지 관련 문의가 급증하는 등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장기적으로는 그야말로 대규모 호재임이 분명하다. 지역의 성장이나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단순히 공장 몇 개가 들어서는 것이 아닌 도시가 재편되는 개념으로 봐야 한다. 일부 지역 수요 유입과 토지 가치 상승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규모 투자 효과가 지역 주택시장 전반의 회복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는 신중론도 있다. 이번 프로젝트가 10년에 걸쳐 추진되는 중장기 계획인 데다 구체적인 개발 규모와 입지, 사업 일정 등이 아직 완전히 공개되지 않아서다. 함 랩장은 “본격적으로 수요자가 유입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산업단지가 들어와서 정주 요건이 마련돼야 하고 단계적으로 개발될 것이기 때문에 장기 프로젝트로 봐야 한다”며 “선순환이 일어나서 주택 수요가 늘어나고 미분양이 해소되는 등 가시적인 움직임이 일어나기 전까진 시간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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