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 이끈 삼성전자 호실적…스마트폰·가전은 원가부담에 발목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뉴시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뉴시스

 성과급 충당금을 포함한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10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단 1개 분기 만에 지난 3년간 합산 영업이익을 한꺼번에 벌어들인 것이다.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하면서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다. 반면 이러한 메모리 가격 상승이 스마트폰과 TV·생활가전 등 완제품 사업에는 부품 원가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사업부문별 희비가 엇갈렸다.

 

 7일 증권가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 2분기 잠정 실적은 사업부문별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사 영업이익 대부분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키움증권은 삼성전자의 2분기 DS부문 영업이익을 88조9000억원으로 예상했다. 대신증권과 유진투자증권도 DS부문 영업이익을 각각 80조8000억원, 81조6000억원 수준으로 전망했다.

 

 AI용 고부가 메모리 판매가 확대된 가운데 범용 D램·낸드 등 메모리 전반의 가격이 급등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D램과 낸드 가격은 전 분기와 비교해 올해 1분기 80∼85%, 2분기 50% 오르며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3사 중 가장 많은 생산능력(CAPA)을 보유하고 있어 메모리 품귀 현상의 가장 큰 수혜를 받고 있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6세대 HBM4를 기점으로 점유율 회복에 성공하며 실적을 크게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HBM4를 양산 출하한 이후 130여일 만에 매출 10억 달러를 돌파한 바 있다.

 

 반면 스마트폰과 TV·생활가전 등 완제품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메모리 가격 상승을 원가 부담으로 떠안았다. 완제품 사업은 부품 가격 상승분을 판매 가격에 곧바로 반영하기 어려운 만큼 메모리 가격 급등 국면에서 수익성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모바일경험·네트워크(MX·NW) 부문의 수익성 둔화가 예상된다. 키움증권은 MX·NW 부문이 2분기 6000억원 적자로 전환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유진투자증권 역시 MX·NW 부문 영업이익이 8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71% 감소했을 것으로 봤다.

 

 TV와 생활가전 사업도 이익 기여도가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교보증권은 영상디스플레이·생활가전(VD·DA) 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률을 1.7%로 추정하며, 계절적 비수기 속 세트 부문의 이익 기여가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최근 TV·가전 사업은 수요 회복이 더딘 가운데 원가 부담과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겹치며 수익성 압박을 받고 있다. 여기에 D램과 낸드 등 메모리 가격 상승까지 더해졌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DX부문에 대해 “부품 가격이 오르는 가운데 경쟁까지 심해지면서 하반기 수익성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중국 가전업체들이 기존 저가공세에서 고급화 및 현지화 전략으로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을 선보이면서 전 세계에서 점유율을 높여나가는 점도 부담이 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부장이나 핵심기술과 부품 등 고부가가치로의 전환을 서두르는 것도 좋지만 기존 제조업 기반에서도 수성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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