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는 386억1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는 직전 최고 기록이었던 지난 3월 379억3000만 달러를 넘어서며 두 달 만에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로써 올해 1월부터 5월까지의 누적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총 1412억 8000만달러에 달했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26년 5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5월 상품수지는 378억 6000만 달러 흑자를 내며 경상수지와 마찬가지로 역대 1위 기록을 갈아치웠다. 수출액은 전년 같은 달보다 62.9% 급증한 943억 4000만달러를 나타냈다.
역대급 경상수지 흑자는 반도체를 비롯한 IT 업황의 폭발적인 호조에 힘입은 상품수지가 견인했다. 통관 기준으로 컴퓨터 주변기기(SSD) 수출이 249.4% 폭발했고, 반도체 역시 167.7% 늘어나며 IT 품목 전체가 128.9%의 기록적인 성장률을 보였다. 비IT 품목 중에서는 석유제품(49.1%)과 화공품(11.0%) 등이 선전했다. 같은 기간 상품수입은 원자재와 자본재 수입이 늘어나며 전년 동월 대비 22.2% 증가한 564억8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서비스수지는 10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으나, 전월(-24억2000만달러)이나 전년 동월(-25억6000만달러)과 비교하면 적자 규모가 눈에 띄게 축소됐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여행객 입국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19.4% 증가했고, 이에 따라 여행수지가 5000만달러 흑자로 돌아선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또한 분기 중간월의 계절적 영향으로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도 7000만달러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본원소득수지 역시 21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한 달 만에 돌아섰다. 지난 4월에 집중됐던 국내 기업들의 대외 배당금 지급이라는 계절적 요인이 해소되면서 배당소득수지가 11억5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낸 덕분이다. 이전소득수지는 3억3000만 달러 적자를 보였다.
한편 외화 자금의 흐름을 보여주는 금융계정 순자산은 310억8000만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 투자가 45억6000만달러 늘었고,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수익재투자를 기반으로 26억9000만달러 증가했다. 증권투자 부문에서는 내국인의 해외 주식 투자가 미국 증시 호조세에 따라 76억달러 증가했으나, 채권 투자가 줄면서 자산 전체로는 62억4000만달러 증가에 그쳤다.
특히 주목할 점은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부채)가 246억5000만 달러나 급감했다는 점이다. 국내 주가가 급등하자 차익 실현을 노린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대거 매도하면서 주식 부문에서만 역대 최대 규모인 310억5000만달러가 빠져나갔다. 다만 세계국채지수(WGBI) 추종 자금 등이 유입되면서 채권 등 부채성증권은 64억달러 증가세를 이어갔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