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글로벌 10% 관세’가 예정대로 보름여 뒤 만료되면 한국산 제품에 최대 12.5%의 새로운 관세가 부과될 것으로 보인다.
8일 통상당국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무역법 301조에 기반한 강제노동 관련 관세와 관련해 지난 6일까지 무역 상대국들로부터 의견서를 제출받았다.
한국을 포함한 60개 경제권에 10∼12.5%의 관세를 부과하기 위한 절차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USTR은 오는 9일 공청회를 거쳐 최종 관세율을 정할 예정이다.
정부와 한국무역협회는 지난 7일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한국산 제품에 대한 12.5% 추가 관세는 근거가 부족하니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세 부과가 불가피하다면 10%로 낮춰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무협은 강제노동 연루위험이 낮거나, 한국과 관련성이 미국 통상에 실질적 피해를 입혔다는 구체적 증거가 없는 제품, 강제노동 제품과 관련된 거래를 엄격히 금지하는 기업의 제품에 대해서는 예외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한미가 공급망 등 경제분야에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한국 기업들이 대미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추가관세를 부과한다면 "미국이 강제 노동 관행에 대한 대응을 통해 강화하고자 하는 그 공급망을 교란시킬 수 있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월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 이후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전 세계 교역 상대국에 10%의 이른바 글로벌 관세를 부과해왔다. 다만 글로벌 관세의 부과 가능 기간은 150일로 오는 24일까지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그전까지 무역법 301조에 따른 대체 관세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USTR은 지난달 2일 발표한 '강제노동 상품 거래 관련 무역법 제301조 조사 결과 발표 및 대응조치 제안' 보고서에서 조사 대상 60개 경제권(국가) 중 강제노동 상품 수입을 금지하거나 금지를 약속한 국가에는 10% 관세를, 강제노동 문제에 관해 평가할 만한 조치를 하지 않은 국가에 대해서는 12.5% 관세를 예고했다. 한국은 후자로 평가돼 12.5% 추가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생겼다.
한국은 지난해 11월 미국의 상호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추고 미국에 3500억 달러를 투자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협상을 타결했다. 미 대법원의 상호 관세 무효화 이후로는 '글로벌 관세' 10%를 임시 적용받고 있다. 임시관세가 만료되면 강제노동 관련 관세가 이를 대체할 전망이다. 여기에 USTR이 아직 발표하지 않은 과잉생산 관련 조사를 이유로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 한국산 제품의 대미 관세 부담이 15%를 웃돌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USTR은 한국을 포함한 16개 경제권을 대상으로 과잉생산 문제에 대한 301조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우리 정부는 향후 과잉생산 관련 조치 등 미국의 추가 관세 압박이 이어지더라도 한국에 부과되는 관세가 지난해 합의한 15%를 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