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추락에 코스피도 7000선 붕괴

코스피가 장중 8% 넘는 낙폭을 기록하며 올해 7번째 코스피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뉴시스 제공
코스피가 장중 8% 넘는 낙폭을 기록하며 올해 7번째 코스피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뉴시스 제공

 

 국내 증시에서 사이드카가 일상이 될 만큼 지수가 좀처럼 안정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지난주 말 미국 증시에서 공전의 히트를 치며 성공적 데뷔를 마친 게 무색하게도 주가는 13일 15% 넘게 폭락했다. 이 여파에 코스피는 7000선이 무너졌다. 이번 주중 나올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가이던스(기업 자체 실적전망치)가 더 중요해졌다.

 

◆SK하이닉스 15%↓…코스피 7000선 내줘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8.95% 급락한 6806.93에 장을 마쳤다. 지수가 7000선을 이탈한 건 지난 5월 6일 7천피를 돌파한 후 이번이 처음이다. 

 

 급락장에 오전부터 유가증권시장에선 매도사이드카, 오후에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SK하이닉스(-15.37%)와 삼성전자(-10.70%)가 나란히 세게 밀리면서 지수 전체를 끌어내렸다. 

 

 SK하이닉스 미국 주식예탁증서(ADR)의 나스닥 상장 흥행에도 최근 부각되고 있는 반도체 업황 사이클에 대한 고점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까닭으로 풀이된다. 최근 반도체주의 잇따른 급락에 주식 투자자들은 조금이라고 악재로 해석될 수 있는 재료에 한층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이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하는 보고서가 이날 증권가에서 나온 점도 매도세에 영향을 미쳤을 걸로 추정된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556% 증가한 60조4000억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컨센서스 65조원을 약 8% 하회하는 수준인데, SK하이닉스가 경쟁사 대비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매출 비중이 높아 평균판매단가(ASP) 상승률이 시장 평균보다 낮기 때문이라고 채 연구원은 설명했다. 아울러 체결된 장기공급계약(LTA)을 바탕으로 가격 가정을 현실화해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보다 각각 9%, 11%씩 내려잡았다.

 

 이는 매출구조 변화에 맞춰 이익 전망을 낮춘 보고서로 결론 자체는 긍정적이다. 다만 실적 추정치 하향이란 내용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SK하이닉스와 상황이 비슷한 삼성전자에도 불똥이 튄 모양새다.

 

◆주중 ASML, TSMC 실적에 촉각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둔화 가능성과 반도체 고점 우려에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만큼, 이번 주중 예정된 네덜란드 반도체 제조장비기업 ASML과 대만 반도체 기업 TSMC의 실적 발표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ASML은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2분기 가이던스로 매출 84억~90억유로를 제시하면서 이미 호실적은 어느 정도 예고된 상태다.

 

 초점은 분기 호실적을 넘어 신규수주 증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업체들의 장비 발주계획 등에 대한 언급을 통해 반도체 업사이클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걸 재확인할 수 있을 지에 모아진다.

 

 TSMC 실적 발표에선 연간 가이던스 추가 상향, 지난 분기에 이어 ‘칩 온 웨이퍼 온 서브스트레이(CoWos)’ 초과수요 언급 등이 관건으로 꼽힌다.

 

 특히 CoWoS 수급 변화는 고대역폭 메모리 수요와 잠재적 디램(DRAM) 수급과도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TSMC 실적이 코스피에 미치는 영향력은 이전보다 높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한편,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 상장 이벤트가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국내 반도체주의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지속될 지 여부는 조금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식예탁증서 프리미엄이 현재처럼 10%대 이상으로 유지될 지부터 시작해 이달 말 미국 빅테크 업체들의 설비투자 가이던스가 추가 상향되는지 등을 지켜봐야 한다는 이야기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반도체주가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대에 육박할 정도로 크다보니, 반도체가 휘청거리면 지수도 같이 흔들리는 굴레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주중 ASML와 TSMC 실적,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 등이 분위기 반전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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