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우리나라의 교역 조건이 크게 개선되며 수출 드라이브에 탄력이 붙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수출 호조와 원·달러 환율 상승이 가격을 지지한 반면, 국제유가 하락으로 수입 원가 부담은 한풀 꺾인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2026년 6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물가지수는 전월대비 보합(0.0%)을 기록했으나, 전년동월대비로는 48.9%라는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원·달러 변동을 보면 월평균 환율이 5월 1,490.11원에서 6월 1,527.30원으로 전월대비 2.5% 상승하며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계약통화기준 수출물가가 전월대비 2.2% 하락했음에도 원화기준 지수가 보합 방어에 성공했다.
품목별로는 공산품 내에서 뚜렷한 양극화가 나타났다.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석탄 및 석유제품이 전월대비 13.9% 급락하고 화학제품도 2.0% 떨어졌다. 그러나 수출 주력 품목인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가 전월대비 4.5% 올랐고, 전기장비(2.6%)와 운송장비(2.3%) 등이 동반 상승하며 하락분을 상쇄했다. 특히 전년동월대비 기준으로 DRAM(277.9%)과 플래시메모리(268.1%)가 폭발적인 상승세를 기록하며 전체 수출물가 지탱의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
수입물가지수는 국제유가 하락에 힘입어 전월대비 4.4% 하락 전환했다. 다만 전년동월대비로는 20.6% 상승한 수준을 유지했다. 수입물가 하락의 가장 큰 배경은 두바이유 가격의 급락이다. 지난달 두바이유가는 배럴당 평균 79.45달러로, 5월(103.15달러) 대비 무려 23.0%나 떨어졌다.
이에 따라 용도별 분류에서 원재료가 광산품(-11.3%)을 중심으로 전월대비 10.3% 크게 하락했다. 중간재 역시 석탄 및 석유제품(-19.0%), 화학제품(-3.3%)이 내리며 전월대비 3.2% 하락했다. 세부 품목 중에서는 수입 나프타(-25.5%)와 원유(-20.7%) 등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자본재와 소비재는 환율 상승의 영향 등으로 각각 전월대비 1.6%씩 상승했다.
물량 지표와 교역조건 역시 견고한 흐름을 입증했다. 달러 기준으로 작성된 지난달 수출물량지수는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등의 수출 확대로 전년동월대비 29.8% 상승했으며, 수출금액지수는 무려 74.8%나 뛰었다. 수입물량지수와 수입금액지수도 각각 전년동월대비 12.0%, 30.5% 늘어났다.
수출 가격이 수입 가격보다 더 크게 오르면서, 제반 교역 환경의 실질적 이익을 나타내는 교역조건지수도 고공행진을 했다. 상품 1단위 수출 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양을 뜻하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전년동월대비 15.6% 상승했다. 나아가 순상품교역조건지수와 수출물량지수를 곱해 산출하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전년동월대비 50.0% 급증했다. 이는 우리나라가 수출 총액으로 해외 상품을 수입할 수 있는 실질적인 구매력이 1년 전보다 절반 가까이 확대됐음을 시사한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