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헌절 휴장을 앞두고 이번주 마지막 거래일인 16일 국내 반도체 대형주들이 전날의 급등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전날 장 마감을 앞두고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 네덜란드 ASML은 컨센서스를 웃도는 올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다.
이날 대만 반도체 기업 TSMC의 실적을 통해 한번 더 인공지능(AI) 투자 수요가 재확인된다면 반도체 고점 우려는 한결 더 누그러질 전망이다.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6.24% 상승한 7284.41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 급등의 원동력은 이번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였다.
삼성전자는 6.27% 오른 27만9500원, SK하이닉스는 8.83% 뛴 208만2000원에 정규장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에 상장된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가 현지시간 지난 14일 27.3% 폭등한 데다 최근 낙폭이 과했던 대형주를 중심으로 외국인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주가를 밀어올린 모습이다.
증시가 과매도 구간에 들어섰다는 진단이 나온 가운데 패닉에 빠진 개인투자자들에겐 반도체 투톱의 추세적 반등이 더욱 절실해진 상황.
다행히 반도체 호황 피크아웃 논란의 1차 분수령으로 꼽혀온 ASML의 실적은 셀온(고점 매도)이 나오기 어려울 만큼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전날 오후 3시쯤 전해진 ASML의 2분기 순이익은 29억1800만유로(약 5조원)로 전분기 대비 5.8% 증가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 26억2000만유로를 크게 웃도는 액수다.
매출 가이던스도 대폭 올려잡았다.
ASML은 올해 연간 매출을 430억~450억유로(약 73조~77조원)로 예상했는데, 1분기 실적 발표 때 제시한 수치는 360억~400억유로였다.
지속적인 AI 인프라 투자와 AI 기술 발전이 반도체 수요를 이끌고 있다는 게 ASML의 설명이다.
이는 반도체 산업의 성장 전망이 밝다는 이야기다.
전문가들은 이날 나올 TSMC 실적을 통해 AI 투자 수요가 다시금 확인될 경우, 반도체 업종의 모멘텀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가혹한 조정을 겪은 국내 증시가 안정을 되찾고 상승 궤도에 복귀하려면 이달 말 나올 빅테크 실적까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주 구글을 시작으로 29~30일 SK하이닉스와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기업)들의 실적이 줄줄이 공개될 예정이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재 하이퍼스케일러들의 투자 발표 등을 고려했을 때 설비투자 가이던스를 하향하거나 유지한다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면서 “(가이던스가) 상향 조정된다면 세간의 의구심을 떨쳐내고 다시 1만피에 도전하는 시나리오가 재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