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데뷔전을 치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를 향한 시장의 전망이 엇갈린다. 중국 정부의 든든한 지원에 더해 자본시장을 통해 14조원이 넘는 막대한 자금까지 조달하면서 글로벌 메모리 시장에서 존재감이 커질 거란 관측이 나온다. 인공지능(AI)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수급불균형이 장기화하는 점도 CXMT엔 호재다. 다만 미국의 수출제한 조치에 따라 ASML의 극자외선(EUV) 장비 도입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아직 메모리 ‘빅3’와 격차가 여전하다는 분석도 많다.
28일 자본시장에 따르면 지난 27일 상하이증권거래소 커촹반에 상장한 CXMT는 49.0위안에 첫 거래를 마감했다. 공모가 대비 466% 급등한 수준으로 이 회사는 단숨에 전 세계 시가총액 25위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CXMT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최대 666억 위안(약 14조4000억원)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CXMT는 IPO를 통해 끌어들인 자금으로 생산라인 업그레이드 및 차세대 메모리 기술 개발에 나선다는 포부다.
CXMT는 수년 새 글로벌 메모리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 위상을 키우고 있다. 중국 정부의 천문학적 보조금 지원, 미국의 수출 규제에 따른 내수시장 독점, 빠른 수율 안정화 등에 더해 사상 유례없는 공급자 우위 시장이란 호재까지 맞물린 결과다. 실제로 CXMT는 올해 1분기 매출 508억 위안, 당기순이익 247억6000만 위안을 시현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19%, 1688% 급증한 수준이다. CXMT는 연간 기준으로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는데 실적 개선세가 가파르다.
향후 성장세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CXMT가 제시한 올해 상반기 가이던스는 매출액 1100억~1200억 위안, 순익은 500억~570억 위안으로, 이는 상반기에만 지난해 연간 실적을 크게 웃도는 실적이다. 범용 D램 공급 부족이 심화하고 있다는 점도 CXMT에 우호적이다. D램 가격 급등에 부담을 느낀 애플이 백악관과 상무부를 상대로 CXMT 제품을 쓰게 해달라고 적극적으로 로비를 펼치고 있을 정도다.
그렇다면 글로벌 D램 시장에서 CXMT는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8%로 가장 많고 다음은 SK하이닉스(29%), 마이크론(22%) 순이다. CXMT의 시장점유율은 아직 8% 수준이지만 불과 1년 새 5%포인트나 점유율을 늘린 건 고무적이다. CXMT는 향후 3년 이내에 세계 최고 D램 제조사들과 정면 승부를 펼치겠다는 목표다.
글로벌 리서치기업 모닝스타는 “CXMT의 기술력은 아직 글로벌 메모리 선두 기업들에 뒤처진다”며 “EUV 노광장비를 사용할 수 없다는 점도 한계”라고 짚었다. 그러면서도 “다만 AI 개발을 주도하는 중국 내 IT 기업들이 자국 반도체 사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CXMT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