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이자 갚기도 힘들다... 건설 한계기업 5년새 3배↑

서울 시내의 건설현장 노동자들이 야외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 시내의 건설현장 노동자들이 야외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뉴시스

건설업 불황으로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건설업 한계기업이 5년 새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년간 건설기업들의 수익성과 안정성, 성장성, 활동성 등을 나타내는 모든 지표가 악화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9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내놓은 ‘2025년 건설업 외감기업 경영실적 분석과 구조적 진단’ 보고서에 따르면 건설업 외감기업 중 한계기업 비중은 2021년 4.5%(62개)에서 지난해 11.3%(173개)로 5년 새 약 2.8배 늘었다. 이번 분석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재무제표 확보가 가능한 건설업 외감기업 2337개 가운데 해당 기간 자본잠식이 발생한 333개사를 뺀 2004개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한계기업은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을 가리킨다. 벌어들인 돈보다 이자 부담이 커 외부 도움 없이는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이어가기 어렵다는 의미다.

 

건축 부문 부실이 특히 심각했다. 종합건설업 안에서 매출액순이익률은 토목이 2021년 4.3%에서 2025년 3.5%로 완만하게 낮아진 반면 건축은 5.0%에서 1.0%로 급락했다. 5년 전만 해도 건축의 수익성이 토목보다 높았지만 순위가 뒤집혔다. 

 

재무 부담도 건축에 몰렸다. 부채비율은 토목이 2021년 97.5%에서 2025년 106.7%로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된 반면 건축은 204.8%에서 256.3%로 뛰었다. 한계기업 비중 역시 건축이 3.6%에서 12.1%로, 토목은 2.8%에서 8.3%로 높아졌다. 건산연은 “주택·분양시장 조정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미분양 리스크가 건축 부문에 집중된 결과”라고 짚었다. 

 

건설업 전체적으로 수익성 악화가 뚜렷했다. 영업이익률은 2021년 4.5%에서 2025년 3.4%로, 순이익률은 같은 기간 4.2%에서 2.3%로 하락했다. 총자산이익률(ROA)은 5.2%에서 3.6%로,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1%에서 5.6%로 낮아졌다. 공사비 상승, 공사 지연·취소,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확대로 영업이익이 줄어들고 이자 등 금융비용 부담은 커진 결과로 건산연은 분석했다.

 

경영 안정성을 나타내는 재무건전성 지표도 좋지 않다.

부채비율은 2021년 129.2%에서 2024년 161.8%까지 올랐다가 2025년 155.3%로 조정되긴 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 유동비율은 2021년 282.6%에서 2024년 232.3%로 지속 하락하다 지난해에야 238.3%로 상승해 단기 채무 상환능력과 운전자금 여유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성과 활동성은 매출 역성장과 자산 비효율이 동시에 나타나며 자산·채권 회전이 둔화하는 양상을 보인다.

매출액 증가율은 2021년 14.2%에서 2022년 17.9%로 높아졌다가 이후 계속 축소돼 2025년 -4.5%로 역성장 전환했고, 총자산증가율은 2021년 14.8%에서 2025년 5.8%까지 둔화를 이어갔다. 총자산회전율은 2021년 149.1%, 2022년 149.4%에서 3년 연속 하락해 2025년 114.7%까지 떨어졌고 공사채권회전율은 2021∼2022년 900%대에서 2023∼2025년 800%대로 낮아졌다.

 

이지혜 건산연 연구위원은 "건설업 외감기업의 부진은 경기 둔화를 넘어 공사비 상승, PF 리스크, 금융비용 부담, 대금 회수 지연이 중첩된 구조적 문제"라며 "특히 종합건설업은 대형 프로젝트와 PF 비중이 높아 재무구조 개선과 리스크 관리 강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건축 부문은 주택·분양시장 조정과 미분양 리스크가 집중되며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이 빠르게 저하되고 있는 만큼 사업별 리스크를 분산하고 보수적인 자금운용에 나설 필요가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유동성 관리와 이자부담 완화, 중장기적으로는 PF 구조 개선과 공사 원가·대금 체계의 정상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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