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유상대 한은 부총재 “금리 인상 기조 당분간 유지…1400원대 환율 여전히 높아"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11일 오전 서울시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11일 오전 서울시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퇴임을 앞둔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11일 마지막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통화정책 운용 방향과 외환시장 상황에 대한 진단을 내놨다. 특히 유 부총재는 “7월 금리 인상 이후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유 부총재는 현재 글로벌 경제 상황과 국내 경기를 비교하며 “중동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에 힘입어 3% 수준의 성장이 전망된다. 특히 한국은 반도체 등 AI 공급망의 핵심으로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IT 외에도 조선, 방산, 에너지 부문의 수출 호조가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헤드라인 물가 상승폭은 다소 완화됐으나,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측 압력과 근원물가의 오름세 지속으로 인해 고물가 상황이 장기화될 우려가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주택가격 상승세와 가계부채 확대 등 금융 불균형 리스크도 지속 모니터링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유 부총재는 과거 네 차례의 금리 인상기와 관련해 “이번 인상기는 명목 GDP 성장률과 경상수지 개선 속도가 과거 어느 때보다 빠르다”며 “경제 전반의 소득 여건 개선이 금리 인상 파급 효과를 흡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리 인상 기조 유지 여부와 관련해서 유 부총재는 “7월 금리를 올린 것은 금리 인상 사이클 상에 올라선 것”이라며 “특별한 충격이 없는 한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인상의 시기와 속도는 향후 발표될 경제 전망과 통관 데이터, 카드 소비 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상 사이클 종료 시점 대해서는 “물가가 목표 수준(2.0%)으로 명확히 안착하거나 안정적인 하향 추세로 진입한다는 확신이 들어야 통화정책의 선제적 대응이 일단락될 수 있다. 현재 시점에서 구체적인 종료 시점이나 최종 기준금리 수준을 단정짓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외환시장 상황과 환율에 대해서는 현 수준에 대한 평가와 중장기적 방향성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유 부총재는 “최근 환율이 1400원대로 내려왔으나, 수입물가 측면에서 여전히 높은 수준이자 상방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환율을 움직인 것은 경상수지나 내외 금리차 같은 펀더멘털보다는 일시적인 수급 여건과 시장 기대 심리 등 단기 요인이 더 크게 작용했다”며 “역대 최대 규모의 경상수지 흑자와 내외 금리차 축소 기대가 형성되고 있는 만큼, 일시적 수급 영향력이 줄어들면 환율은 점차 펀더멘털을 반영해 안정적인 하향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외환시장의 심도를 높이기 위한 구조 개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유 부총재는 “24시간 외환시장 개장과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 도입을 차질 없이 추진 중”이라며 “해외 투자자들이 보다 편안하게 원화를 거래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닦는 한편, 일시적인 원화 차입 관련 규제 완화 요구 등에 대해서도 면밀히 검토·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유 부총재는 40년에 달하는 한은 생활을 회고하며 감회를 전했다. 그는 “2021년 복귀 이후 태영건설 PF 사태, 젠슨 황 효과에 따른 반도체 시장 변화 등 굵직한 현안들이 잇따라 터져 세월이 어떻게 갔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냈다”면서 “훌륭한 인재들이 많은 만큼 후임 부총재 역시 맡은 바 소임을 훌륭히 다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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