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취업을 준비 중인 김모(28)씨는 지난해 대학을 졸업한 뒤 1년 넘게 제조업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경영지원·사무직에 지원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30여곳에 입사지원서를 냈지만 최종 면접까지 간 곳은 손에 꼽힌다. 김씨는 “신입을 뽑는 공고 자체가 예전보다 많지 않은 데다 경력이나 직무 경험을 요구하는 곳도 적지 않다”며 “눈높이를 낮춰 중소기업까지 지원하고 있지만 취업 시기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주말에는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전체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10만명 넘게 늘었지만 청년층 취업자는 오히려 20만명 가까이 줄었다. 보건·복지와 공공부문 등을 중심으로 일자리가 늘어난 반면 제조업과 건설업 등에서는 고용 부진이 이어지면서 청년층이 체감하는 취업 문턱은 좀처럼 낮아지지 않는 모습이다.
국가데이터처가 12일 발표한 ‘2026년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913만6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만8000명 증가했다. 15~64세 고용률도 70.3%로 1년 전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청년층의 상황은 반대다. 15~29세 취업자는 344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9만1000명 감소했다. 청년 취업자는 4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청년층 인구가 같은 기간 14만4000명 줄어든 인구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취업자 감소 폭이 더 컸다. 실제 청년층 고용률은 44.2%로 1년 전보다 1.6%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취업 시장의 중심 연령대인 20대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20대 취업자는 전년보다 20만4000명 감소했다. 이 가운데 20~24세가 12만4000명, 25~29세가 8만명 각각 줄었다. 반면 60세 이상 취업자는 23만1000명, 30대는 6만5000명, 50대는 3만3000명 증가했다. 전체 취업자가 늘었음에도 청년층이 이를 체감하기 어려운 이유다.
산업별 고용 흐름에서도 세대 간 온도 차를 엿볼 수 있다. 7월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7만3000명 증가했고,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도 4만8000명 늘었다.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에서도 4만6000명이 증가했다.
반면 제조업 취업자는 6만8000명 감소했고 건설업도 5만7000명 줄었다. 농림어업에서도 8만명이 감소했다. 특히 제조업은 청년층이 비교적 선호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많은 업종이라는 점에서 고용 부진 장기화가 청년 취업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취업자도 4만4000명 감소했다. 반면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은 전체 취업자 증가분보다 많은 17만3000명이 늘어 고용 증가가 일부 업종에 집중되는 모습도 나타났다.
일자리의 질을 보여주는 지표도 엇갈렸다. 상용근로자는 7만1000명 증가했지만 임시근로자는 4만명, 일용근로자는 4만1000명 각각 감소했다. 직업별로는 사무종사자가 27만명 늘어난 반면 장치·기계조작 및 조립종사자는 14만3000명, 판매종사자는 10만1000명 줄었다.
청년층의 고용 사정은 실업 지표에서도 드러난다. 전체 실업률은 2.6%로 전년 동월보다 0.2%포인트 상승한 가운데 청년층 실업률은 6.8%로 1.3%포인트 뛰었다.
다만 구직 활동 자체를 쉬는 청년은 줄었다. 20대 ‘쉬었음’ 인구는 35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7만1000명 감소했다. 청년층 전체 ‘쉬었음’ 인구도 36만7000명으로 6만9000명 줄었다.
한편 데이터처는 10월 발표하는 ‘9월 고용동향’부터 청년고용촉진특별법 개정을 반영해 개정에 따라 이 법령상 청년에 해당하는 15∼34세 고용지표를 추가로 공표할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