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국채금리]글로벌 국채금리 급등…"고금리 장기화 땐 가계·기업 부담 확대"

손재성 “금리 급등, 당장은 수급 문제…장기화 땐 경기 하방 압력”
김대종 "주요국 금리정책 등 영향 커…취약 부문 선별해 지원해야"

최근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장기 국채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는 배경에는 인플레이션 우려뿐 아니라 채권시장의 수급 불균형, 재정적자 우려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고금리 흐름이 길어질 경우 국내 가계와 기업의 자금조달 부담을 키워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손재성 숭실대 회계학과 교수와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25일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글로벌 국채금리 상승이 한국 경제의 부담을 높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손 교수는 최근 금리 급등의 직접적인 배경으로 채권시장 수급 불균형을 꼽았다. 미국 정보기술(IT) 기업을 중심으로 회사채 발행이 늘면서 국채와 회사채가 동시에 시장에 쏟아졌고, 이 과정에서 채권 공급이 수요를 웃돌면서 전반적인 시장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회사채 물량까지 늘면서 채권 공급이 수요보다 많아진 상황"이라고 짚으며 “향후 금리 방향을 좌우할 핵심 변수는 미국 물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급은 일시적인 영향을 주지만 금리는 결국 물가 변수로, 미국 물가가 안정되면 국채금리도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발 금리 상승은 국내 채권시장에도 곧바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손 교수는 국내에서도 채권 발행이 이어지는 가운데 높은 시장금리 탓에 장기채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장기금리가 오르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미국보다 회사채 시장의 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한 만큼 미국 국채금리 움직임에 더욱 민감하게 연동될 수 있다고 손 교수는 설명했다.

 

문제는 고금리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경우다. 시장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기업들의 이자비용이 늘어나고 투자 여력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대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자금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가 먼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손 교수는 “금리는 직접적으로 기업의 이자비용에 영향을 준다”며 “이런 상황이 오래 갈수록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부담이 커지고 결국 경기 침체를 가속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 역시 “한국도 국고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가계와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지고 있다”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더라도 장기 국고채 금리가 반드시 함께 내려간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문제는 한국이 이미 20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를 안고 있다는 점이다. 금리가 더 오르면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고 가처분소득이 줄어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 교수는 “한국은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높은 수준이고 변동금리 대출 비중도 상당하기 때문에 금리 상승의 충격이 다른 나라보다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업 역시 고금리의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회사채와 대출금리가 오르면 자금조달 비용이 늘고 신규 투자 여력은 줄어든다. 특히 대기업보다 자금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부담이 더 클 수 있다. 

 

손 교수는 “금리는 기업의 이자비용에 직접 영향을 준다”며 “중소기업의 부담이 커지면 결국 경기 침체로 연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정책 대응은 취약 부문을 선별적으로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제언이다. 김 교수는 “취약 차주에 대한 지원과 고정금리·장기분할상환 대출 확대를 유도하고, 기업에는 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과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 중심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주희·노성우 기자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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