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지는 원화 강세…원·달러환율 연저점에 금리 ‘연속 인상’ 변수까지

지난 2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4원 내린 1372.5원에 마감했다. 뉴시스
지난 2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4원 내린 1372.5원에 마감했다. 뉴시스

 

한국은행이 지난 27일 2회 연속 기준금리를 올리는 ‘백투백 인상’을 단행한 가운데 달러화의 구조적 약세와 국내 경제 펀더멘털 개선, 외환 수급 호조가 맞물리며 원·달러 환율이 중장기적인 하향 안정궤도에 진입하고 있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주간 거래 종가 기준 8월 넷째 주 원·달러 평균 환율은 1381.3원을 기록하며 올해 들어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3분기 변동폭 54% 확대…국내 외환 수급 개선이 하락 주도

 

올해 원·달러 외환시장은 단기 변동성이 유독 두드러진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연간 전체 변동폭은 176.2원으로 통상적인 연간 변동폭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높진 않지만, 분기별로는 단기 급등락이 극심했다. 2분기 변동폭은 109.4원이었으나 3분기 들어 160.2원으로 변동성이 54%나 확대됐다. 타 아시아 국가들과 방향성은 유사했으나 유독 원화의 변동 폭이 가팔랐던 배경에는 국내 외환시장에 한정된 수급 요인이 지배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올해 초 환율은 3월 중동 분쟁 여파와 외국인 주식 순매도세로 5월 셋째 주(1507.6원) 이후 두 달간 1500원대 고공행진을 지속했다. 하지만 지난달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 직후 1400원대로 급락했고,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이달 넷째 주에는 1380원대 초반까지 빠르게 내려갔다. 

 

◆달러화 구조적 약세와 韓 성장률 상향…한·미 금리차 3년 8개월 만에 최소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달러화의 상방 여력이 제한되고 있다. 미국의 재정적자, 국채 불확실성, 고성장 국면 마무리, 위안화 결제 비중 확대 등으로 달러화의 구조적 약세 국면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단기 지정학적 리스크와 인공지능(AI) 수요가 급락을 방어하고 있을 뿐, 구조적 하방 압력은 지속되고 있다.

 

반면 국내 펀더멘털은 강력한 원화 강세 모멘텀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은은 기준금리를 2회 연속 인상(연 3.00%)해 강력한 긴축 시그널을 보낸 한편,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3.3%로, 내년은 2.1%에서 2.9%로 2개년을 동시에 대폭 상향 조정했다. 물가 전망은 유지한 채 근원 물가 전망치만 높여 경기 회복과 내수 진작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미국(연 3.50~3.75%)과의 금리 격차는 상단 기준 0.75%포인트로 축소됐다. 이는 2022년 11월 이후 약 3년 8개월 만의 최소 수준이다. 신현송 총재의 속도 조절 시사와 점도표 상단 제시로 금리 인상 자체의 단기 충격은 시장에 선반영됐으나, 좁혀진 금리 격차는 중장기적인 환율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형중 우리은행 연구원은 “원화 약세를 강화한 요인이 약화되고 있어 환율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연말 1346~1452원 전망…“상방보다 하방 압력 우세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의 연말 예상 레인지를 1346원~1452원으로 제시하며 추가 하락에 무게를 싣고 있다. 최광혁 LS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서학개미 투자가 환율 상승을 이끌었다면, 현재는 하이닉스와 기업의 환전 수요가 환율의 폭을 결정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주가 변동성이 안정된다면 외국인의 급격한 순매도 재현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이어 “기업 주주환원과 국내 투자 확대로 환전 수요 유입이 지속될 가능성도 높다”며 “금리와 펀더멘털 요인을 고려할 때 상방보다는 하방 압력이 높은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