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복합기업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인공지능(AI) 중심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인적분할을 추진하고 있지만 반응이 좋지 않다. 증권시장에서는 분할 이후 기업가치에 대한 불확실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카카오 노조 역시 고용 안정 대책과 구체적인 쇄신 방안이 부족하다며 분할에 반대하는 상황이다.
31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21일 이사회를 열고 카카오톡·광고·커머스·AI를 전담하는 신설법인 카카오AI와 카카오뱅크·페이·모빌리티·엔터테인먼트 등 계열사 지분과 투자자산을 보유하는 존속법인 카카오X로 기업을 쪼개는 인적분할을 결의했다.
이번 인적분할에 대해 증권시장의 반응은 냉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할 후 카카오X는 상장·비상장 자회사 지분을 보유한 순수 투자회사 구조로 바뀌는데 향후 추가 자회사 상장 가능성까지 감안하면 중복상장에 따른 순자산가치(NAV) 할인 요인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다.
카카오AI의 가치 재평가도 불확실하다는 게 시장의 전망. 카카오AI가 2030년 매출 6조원 목표를 내세웠지만 아직 수익화 전략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분할 이후 카카오 생태계 내 시너지 약화도 문제로 꼽힌다.
이러한 가운데 내부 구성원도 인적분할을 반대하고 나섰다. 카카오 노조 격인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구체적인 쇄신안과 고용 안정 대책이 없는 분할은 수용할 수 없다”고 밝히며 오는 12월17일 임시주주총회에서 해당 안건을 부결시키겠다는 뜻을 전했다.
회사 분할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안건으로,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카카오 노조는 5% 이상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 등 주주들의 반대표를 모아 출석 주주 3분의 1 이상의 반대를 끌어낸다는 구상이다.
이에 사측은 “이번 분할이 임직원들에게 중요한 변화인 만큼, 노조를 비롯한 구성원들과 지속해서 소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