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혁신과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전면에 내세운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의 리더십이 가시적인 결실을 맺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자금 조달 비용 상승과 농협법 개정에 따른 농업지원사업비 상한 인상 부담, 중앙회 지배구조 개편 논의 등 녹록지 않은 대내외 경영 환경 속에서도 탄탄한 기초체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특히 농협은행의 견조한 이익 방어력은 금융지주 전체의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상반기 누적 순이익 1조7791억원)을 뒷받침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 6052억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5577억원) 대비 8.5% 증가한 실적을 거뒀다. 대출 자산의 안정적인 성장을 바탕으로 2분기 이자이익 2조14억원, 수수료이익 2175억원을 달성하며 핵심 영업력을 굳건히 유지했다.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는 당기순이익 1조162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1조1879억원) 대비 2.1% 소폭 감소했으나, 선제적 대손충당금 전입 확대와 농협법 개정에 따른 농지비 부담 증가 속에서 거둔 성과다. 상반기 누적 이자이익은 3조9755억원, 수수료이익은 4404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자마진(NIM)은 6월 말 기준 1.74%로 전 분기 대비 0.01%포인트 하락에 그치며 선방했고, 원화대출 연체율은 0.53%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이러한 내실 성장의 배경에는 ‘디지털·기획통’으로 꼽히는 강 행장의 경영 철학이 자리 잡고 있다. 강 행장은 과거 올원뱅크사업부장, 디지털전략부장, DT부문장을 두루 거치며 농협은행의 비대면 금융 기틀을 닦아온 핵심 인물이다.
강 행장은 취임 이후 “디지털은 실제 업무와 고객 접점에서 유기적으로 작동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해왔다. 이에 따라 모바일 슈퍼앱인 ‘NH올원뱅크’의 사용성을 대폭 개선하고, 단순 마케팅을 넘어 신용평가 모델, 여신 심사,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 등 뱅킹 핵심 프로세스 전반에 인공지능(AI)을 결합하는 ‘AX(AI 전환)’ 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지배구조 개편 및 내부통제 강화를 골자로 한 농협법 개정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앙회와 금융지주·은행 간의 명확한 역할 분담과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도 주요 현안으로 꼽힌다. 강 행장은 책무구조도 조기 안착과 금융사고 예방 시스템 고도화에 주력하며 은행 자체적인 내부통제 역량을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국내 시장의 한계를 넘어 글로벌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건전성 관리에도 적극적이다. 강 행장은 최근 미국 뉴욕 등 주요 해외 거점을 직접 찾아 투자자산 및 영업 현장을 면밀히 점검하고, 현지 감독당국과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해외 네트워크의 건전성을 다지는 등 ‘현장형 리스크 관리’를 펼치고 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