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디스크, 통증보다 다리 저림 심할 수도… 초기증상 때 비수술 치료 가능한가요

Digital composite of highlighted spine of woman with back pain at home
Digital composite of highlighted spine of woman with back pain at home

허리 통증은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할 만큼 흔한 증상이다. 장시간 앉아서 생활하거나 잘못된 자세를 반복하고, 갑작스럽게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운동으로 허리에 부담이 가해진 뒤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대부분 일시적인 근육통으로 호전되지만 허리 통증과 함께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까지 이어지는 다리 저림이 나타난다면 허리디스크 증상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허리디스크의 정확한 질환명은 ‘요추 추간판탈출증’이다. 척추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고 움직임을 돕는 추간판이 돌출되거나 탈출하면서 주변 신경을 자극·압박해 통증과 신경학적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퇴행성 변화가 원인이 될 수 있지만 장시간 잘못된 자세를 유지하거나 반복적으로 허리에 부담을 주는 생활습관,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리는 동작 등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허리디스크를 중장년층에서만 발생하는 질환으로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허리디스크 초기증상이라고 하면 허리가 심하게 아플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증상의 양상은 신경이 압박되는 위치와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허리 통증보다 엉덩이에서 다리로 뻗치는 방사통이나 다리 저림이 두드러지는 경우도 있다. 엉덩이 통증을 시작으로 허벅지와 종아리, 발까지 찌릿하거나 당기는 듯한 느낌이 이어질 수 있으며 한쪽 다리의 감각이 둔해지거나 저린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거나 배에 힘을 줄 때 통증이 심해지는 것도 허리디스크 증상 중 하나다. 신경 압박이 심해지면 단순한 통증과 저림을 넘어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걷는 데 불편을 느낄 수 있다. 이처럼 다리 저림이나 방사통이 지속된다면 단순 피로나 근육통으로 여기기보다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진단은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과 신경학적 진찰을 기본으로 하며 필요에 따라 X-ray, MRI 등의 영상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X-ray는 척추 배열이나 뼈의 구조적인 변화 등을 살펴보는 데 활용되며, 허리디스크 MRI 검사는 추간판과 신경 등 연부조직을 확인하고 신경 압박의 위치와 정도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MRI에서 디스크 돌출이 발견됐다고 해서 그 자체만으로 치료 방향이나 수술 여부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영상에서 나타난 병변과 환자가 실제로 겪는 허리디스크 증상, 신경학적 이상 및 일상생활 제한 정도를 함께 평가해야 한다.

 

특히 ‘허리디스크 진단을 받으면 결국 수술해야 한다’고 걱정하는 경우가 있지만 모든 환자에게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증상이 심하지 않고 진행성 근력 저하와 같은 신경학적 이상이 없다면 허리디스크 치료는 우선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운동·재활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증상과 상태에 따라 주사치료를 비롯한 허리디스크 비수술 치료를 적용하기도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환자마다 같은 치료법을 일률적으로 적용하지 않는 것이다. 통증이 발생한 위치와 강도, 신경 압박 정도, 다리 저림이나 감각 이상 여부,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 운동 역시 무조건 많이 하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며 급성 통증이 심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허리를 사용하면 오히려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상태에 맞춰 단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반면 충분한 보존적 치료에도 심한 통증이 지속되거나 다리에 힘이 빠지는 근력 저하가 나타나고 점차 진행된다면 수술적 치료를 검토할 수 있다. 신경학적 이상으로 보행이나 일상생활에 상당한 어려움이 발생한 경우에도 수술 필요성을 평가해야 한다.

 

특히 다리 감각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대소변 기능에 이상이 생기거나 회음부 주변의 감각 저하 등이 동반되는 마미증후군이 의심된다면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도 병변의 위치와 범위, 환자의 연령과 전신 상태 등을 고려해 적절한 치료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치료 이후에는 허리에 반복적으로 부담을 주는 생활습관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오래 앉아 있어야 한다면 일정한 간격으로 자세를 바꾸고 가볍게 움직이는 것이 좋으며, 물건을 들 때 허리만 숙인 채 들어 올리는 동작은 피해야 한다.

 

허리와 복부 주변 근육을 꾸준히 강화하는 것도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평소 운동량이 적었던 사람이 갑자기 고강도 운동을 시작하는 것 역시 허리에 무리를 줄 수 있으므로 자신의 체력에 맞춰 강도를 높여야 한다.

 

이주환 서울바른세상병원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허리디스크는 허리 통증만으로 판단하기보다 엉덩이에서 허벅지와 종아리로 이어지는 방사통이나 다리 저림, 감각 변화, 근력 저하 등 신경 증상을 함께 살펴야 한다”며 “MRI에서 디스크가 확인됐다고 무조건 수술하는 것은 아니며, 허리디스크 초기증상과 신경 압박 정도,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보존적 치료부터 단계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진행되거나 대소변 기능 이상 등 심각한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난다면 치료 시기를 미루지 말고 신속하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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