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보험금 언제 들어오나” 목 빠지던 대기…AI로 단숨에 끝낸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제공.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제공.

보험금을 청구한 뒤 수일씩 심사 결과를 기다려야 했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과 디지털 인프라를 전면에 배치한 보험사들이 접수부터 심사, 송금까지 걸리는 시간을 ‘초·분’ 단위로 압축하며 치열한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 단순·반복적인 서류 판독과 심사는 AI에 맡겨 지급 속도를 대폭 끌어올리는 동시에, 데이터 기반 이상 징후 분석으로 심사의 정확도와 건전성 관리까지 함께 다잡는 흐름이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은 고객 서비스 신속성 제고 등을 목표로 영업지원 시스템 전면 개편과 AI 인프라 고도화 작업을 마무리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특히 고객 접점의 핵심인 보험금 심사 업무에 AI 광학문자인식(OCR) 기술을 적용해 청구 서류 판독과 데이터 자동 분류 체계를 갖췄다. 입원료 사용일수와 상세 진료 내역 등을 AI가 스스로 대조·분류하고 서류 보완이 필요할 경우 고객에게 알림톡을 자동 발송해 당일 처리 비중을 대거 끌어올렸다. 아울러 심사 과정에서 축적되는 방대한 진료·지급 데이터는 전사 통계 시스템에 적재돼 향후 맞춤형 상품 개발과 정교한 위험률 산출을 이끄는 핵심 자산으로 활용된다.

 

NH농협생명도 문서 처리 자동화에 힘을 실었다. 최근 기존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AI OCR 기술을 새롭게 접목한 ‘AI 기반 통합 이미지 시스템 구축’을 완료했다. 각종 서류를 AI가 스스로 인식·분류해 기존 수작업 중심이던 데이터 입력 부담을 대폭 줄였다. 해당 시스템은 보험금 지급 심사는 물론 언더라이팅, 방카슈랑스 영업 등 다방면에 적용돼 고객 응대와 처리 속도를 끌어올리는 기반이 된다. 이미지 형태의 문서를 데이터 자산으로 전환해 영업 현장의 업무 효율도 높였다.

 

이 같은 서류 심사 자동화는 고객이 체감하는 ‘즉시 지급’ 경쟁으로 번지고 있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청구 후 24시간 이내 처리를 뜻하는 ‘바로지급’ 서비스를 선보이고, 알림톡을 통해 ‘신청 1분 23초 만에 지급 완료’와 같이 소요된 시간을 분·초 단위로 안내한다. 이와 함께 보장 가능 금액과 자기부담금 등 산정 내역도 투명하게 공개한다. 실제 서비스 시범 운영 기간 데이터를 보면 바로지급 건 가운데 휴대폰보험의 57%, 해외여행보험의 45%가 청구 1분 이내에 지급을 마쳤다. 항공편 지연 여부를 공항·항공사 연동 데이터로 확인해 서류 제출을 덜어내고, AI OCR 자동 심사를 접목해 수 초 만에 보험금이 송금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지급 속도 경쟁과 함께 심사의 정밀도를 높여 부당 지급을 막아내는 AI 안전망 구축도 속도를 내고 있다. 흥국생명은 심사 효율화와 지능형 보험사기 차단을 동시에 겨냥해 통합 분석 플랫폼과 AI 기반 보험사기 탐지 시스템(FDS) 구축에 착수했다. 단순 심사 업무는 AI로 자동화해 처리 속도를 높이는 한편, 전문 심사 인력은 복잡한 고난도 건에 집중 배치한다는 구상이다. 청구 데이터에서 이상 징후를 조기에 포착해 보험금 누수를 선제 차단하고, 과거 통계를 토대로 미래 손해율을 예측해 리스크 관리와 재무 건전성까지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보험금 지급은 고객이 보험 서비스를 가장 직접적으로 체감하는 핵심 업무”라며 “차세대 시스템을 바탕으로 지급 서비스의 편의성과 정확성을 높인 만큼, 앞으로도 고객 중심의 디지털 혁신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다솔 기자 gives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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