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시중 통화량이 한 달 새 12조7000억원 늘어나며 9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반도체 수출 호조 등으로 늘어난 기업의 여유자금이 정기예적금과 금전신탁 등으로 유입된 영향이다.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7월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지난 7월 광의통화(M2, 평잔 기준)는 4225조6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2조7000억원(0.3%)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9개월째 늘어난 수치이나, 전월(0.7%) 대비 증가 폭은 다소 둔화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5.8% 증가한 수준이다.
M2는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등 협의통화(M1)에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양도성예금증서(CD) 등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 금융상품을 포함하는 대표적인 넓은 의미의 통화 지표다.
금융상품별로는 2년 미만 정기예적금이 기업의 여유자금 예탁 수요 등으로 9조원가량 늘었고, 2년 미만 금전신탁도 반도체 등 수출 기업의 자금 예치 확대에 힘입어 11조4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과 요구불예금 등 결제성 자금은 정기예적금 전환 등으로 인해 각각 8조8000억원, 4 5000억원 줄었다.
경제주체별 흐름을 보면 비금융기업에서 20조6000억원 늘어 증가세를 주도했다. 수출 호조에 따라 수익성이 개선된 기업들이 자금 운용을 확대한 영향이다. 사회보장기구 등 기타 부문도 6조3000억원 늘었다. 반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 통화량은 정기예적금 인출과 주택 매매 관련 지출 확대 등으로 11조6000억원 감소했으며, 기타금융기관도 5조7000억원 줄었다.
한편 언제든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 유동성을 의미하는 협의통화(M1, 평잔)는 1243조2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3조8000억원(1.1%) 감소했다. 결제성 예금이 대거 줄어든 영향이다.
한은은 “수출 기업의 실적 개선으로 기업 부문의 운용 자금이 늘면서 통화량 증가세가 지속됐다”며 “다만 가계 부문은 주택담보대출 규제 및 자금 집행 등으로 잔액이 줄어들며 전체적인 증가율은 전달보다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