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융시스템 대체로 안정적…취약차주·부동산 PF 부실 경계해야”

한국은행 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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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은 금융기관의 복원력과 대외 지급 능력을 바탕으로 대체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누적된 고금리 영향과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으로 한계기업, 자영업 다중채무자 등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잠재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어 선제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2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2026년 9월)’ 보고서에서 금융안정지수(FSI)가 주의 단계 임계치 부근에서 완만한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실물경제 회복세의 부문별 차별화와 신용위험 증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단기적 충격을 반영하는 금융안정지수(FSI)는 15.2를 기록해 ‘주의’ 단계(8~22) 범위 내에서 완만한 횡보세를 이어갔다. 중장기적 금융불균형을 보여주는 금융취약성지수(FVI) 역시 30.5로 하향세를 유지하며 전반적인 대외 건전성은 견조한 흐름을 나타냈다.

 

가계부채는 정책적 관리 강화와 부동산 거래 둔화 영향으로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이 91.8%까지 떨어져 축소 흐름이 지속됐다. 그러나 부채의 질적 구조는 악화일로다. 3개 이상 금융사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저신용인 취약차주의 연체율은 10.2%로 올라서며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비은행권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 연체율도 4.6%까지 상승해 영세 차주의 상환 한계가 현실화되고 있다.

 

기업금융 부문에서는 명목 GDP 대비 기업신용 비율이 123.4%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영업이익으로 대출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업 비중이 35.8%에 달해 기업 3곳 중 1곳이 한계 상황에 놓였다. 수출 대기업의 실적 개선 흐름과 달리 내수 침체와 고비용 부담에 직면한 지방 중소기업 및 건설·부동산 업종을 중심으로 재무건전성 저하가 두드러졌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이 속도를 내고 있으나 비은행권 중심의 부실 정리는 여전히 금융권의 핵심 뇌관으로 지목됐다. 은행권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18.4%로 규제 기준(10.5%)을 크게 웃돌아 충격 흡수 능력이 충분한 반면,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8.8%까지 치솟았고 상호금융과 여신전문금융회사 역시 부동산 PF 관련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으로 수익성과 건전성이 동반 위축됐다.

 

한은은 “금융시스템의 전반적 복원력은 양호하나, 부실 사업장 정리 과정에서 파생되는 손실과 영세 자영업자의 연체율 확산이 2금융권 건전성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며 “부실 PF 사업장의 조속한 매각·상각을 독려하고 취약차주 채무조정과 취약 기관 자본 확충을 병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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