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에서 불거진 해킹 피해가 저축은행과 캐피탈에서도 정보유출이 확인된 데 이어 증권사들도 긴급 보안점검에 나서면서 금융권 전반에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웰컴저축은행은 지난 3일 자체점검 과정에서 법인고객 정보유출을 확인해 당국에 보고했다. 법인명과 담당자 이름, 전화번호 등이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며 정확한 경위와 규모를 파악하고 있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정보 유출된 고객분들에게는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드리며 유출된 정보는 법인고객 2200건 규모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어 “웹 취약점 등 문제가 발생된 부분은 빠른 시일 내 보완해서 안전한 금융거래가 가능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지난달 30일 고객정보가 담긴 서버에 해커가 접근해 일부 정보를 유출한 정황을 확인했다. 지난 2일 공지한 유출 항목은 성명·생년월일·연락처다. 피해 고객 규모는 공지하지 않았다. 은행은 관련 서비스를 중단하고 외부 IP를 차단했으며 고객센터를 통해 피해 접수와 구제절차를 지원하기로 했다.
현대캐피탈에서는 주택대출 모집인 146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지난 2일 공격받은 모집인 조회페이지에서 공개 정보인 이름·휴대전화번호·이메일 등에 더해 내부 모집인번호와 주민등록번호까지 노출됐다. 현대캐피탈은 일반 고객들의 개인정보 유출이나 내부 시스템에 대한 접근 및 공격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당사는 정보가 유출된 주택대출 모집인들에게 해당 사실을 신속하게 안내하고 외부에 공개되는 모든 웹페이지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모든 웹페이지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공격 의심 IP 차단과 접속 이력 확인에 나섰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은 자체점검에서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고 NH투자증권은 공격에 사용된 IP를 차단했다. 하나증권은 대응 TF를 구성해 과거 접속 기록을 점검했으며 침투 흔적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도 해킹 시도나 침투 이력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금융회사 해킹은 과거에도 대규모 정보유출로 이어졌다. 현대캐피탈은 2011년 고객정보를 탈취당해 금융당국의 검사를 받았다. 당시에도 다른 금융회사들이 보안점검에 나섰다. 해외에서는 2014년 미국 JP모건체이스가 사이버공격으로 약 7600만 가구와 700만 소기업의 이름·연락처 등 정보가 유출됐다고 공시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4일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전 금융권 긴급 점검회의를 열었다. 당국은 업무에 필요한 경우를 제외한 외부접속을 원칙적으로 차단하고 불가피한 접속도 권한과 조회 정보를 최소화하도록 했다. 저축은행·증권·보험·핀테크 등에도 자체점검 결과 보고를 요구했다. 공유된 공격정보가 있는데도 대응을 소홀히 해 유사 사고가 발생하면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