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을 깎아주는 방식의 정부 지원이 일부 제도에서 고소득층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이 필요한 계층에 혜택이 돌아가도록 정책 효과가 낮은 세금 감면을 직접적인 예산 지원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7일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재정경제부 국정감사에서 김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조세지원의 수혜 구조를 점검하고 불평등 해소를 위한 재정 당국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이 제시한 소득분위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료·연금보험료 공제, 근로장려금 등 주요 조세지원 9개 항목의 전체 감면액 가운데 소득 상위 20%에 돌아간 비중은 약 51.9%였다. 반면 하위 20%의 비중은 약 3.5%에 그쳤다.
항목별로는 교육비 공제 혜택의 약 76.7%가 소득 상위 20%에 돌아갔다. 연금계좌 공제는 약 74.3%, 주택자금 공제는 약 66.1%였다. 다만 근로장려금은 상위 30%의 수혜액이 없어 제도별로 혜택이 돌아가는 계층에 차이가 있었다.
조세지출은 정부가 세금을 직접 걷어 지원금을 지급하는 대신, 비과세나 소득·세액공제 등을 통해 세금 부담을 줄여주는 방식이다. 김 의원은 “정책 효과와 형평성이 낮은 조세지출을 선별해 직접적인 재정지원으로 전환하고, 그 재원을 당초 지원 목적에 맞게 사용하도록 하는 정의로운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산 격차도 확대되고 있다. 김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서 순자산 지니계수는 2016년 0.586에서 지난해 0.625로 상승했다. 지니계수는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이 크다는 뜻이다. 지난해 19∼39세 청년 가운데 순자산 상위 20%의 자산 점유율도 60%에 육박했다.
김 의원은 “국민소득이 늘어도 보육과 교육, 주거와 노후의 불안이 그대로라면 국가 성장의 성과가 국민들에게 고루 배분되지 못하는 것”이라며 “재정경제부는 불평등 해소를 재정정책의 핵심 목표로 삼고, 조세와 재정지원의 혜택이 필요한 국민에게 실질적으로 돌아가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달 조세지출을 재정지출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국가재정법 개정안도 대표발의했다. 매년 정책 효과 등을 검토해 전환 여부를 판단하고, 전환한 예산은 원칙적으로 기존 지원 목적과 대상 범위 안에서 사용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또한 김 의원은 “성인지예산과 같이 예산의 편성과 집행이 계층 간 격차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분석하고 그 성과를 평가하는 ‘불평등인지예산’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