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반도체 호황, 내년 성과급·재정 통해 소비로 번진다”

 

한국은행이 반도체 경기 호조의 영향이 내년으로 갈수록 가계 부문으로 파급되면서 민간소비 회복세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22일 발표한 ‘이슈분석: 향후 민간소비의 회복 여건 점검’ 보고서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반도체 경기 호조에 힘입어 성장세가 크게 확대되고 있으나, 민간소비 증가세는 상대적으로 완만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상반기 민간소비는 전년동기대비 2.6% 늘었지만 국내총생산(GDP) 성장률(3.8%)과의 격차는 확대됐다.

 

한은은 소비 회복을 넓힐 경로로 성과급·배당, 정부 이전지출, 환율 하락을 꼽았다. 반도체·자동차·조선 등 주요 업종의 내년 성과급은 약 60조~70조원으로 올해(10조9000억원)의 약 6배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일시소득이 100만원 늘면 소비가 11만원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돼, 성과급이 내년 민간소비 증가율을 0.1~0.15%포인트 높일 것으로 봤다. 반도체 기업 배당 확대 효과는 0.05%포인트 수준으로 추정됐다.

 

법인세 수입 증가에 따른 정부 이전지출 확대 효과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 예산에서 가계에 직접 귀착되는 이전지출이 20조원 내외 증액된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민간소비 증가율을 0.2~0.25%포인트 끌어올릴 것으로 분석됐다.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하면 가계 실질구매력은 약 0.35% 개선되는데, 소득 1분위의 구매력 개선폭(0.46%)은 5분위(0.20%)의 두 배를 웃돌았다.

 

한은은 “성과급·배당은 주로 고소득층의 소비여력을 높이겠지만, 가계 이전지출 확대와 환율 하락은 중·저소득층의 구매력을 크게 높이며 가계 전반의 소비여력을 개선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제약 요인도 지목했다. 부채보유 가구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부채비율은 2024년 189.0%에서 지난해 196.1%로 다시 높아졌고, 6월 중순 이후 증시 조정으로 3분기 가계 주식 평가이익은 마이너스로 전환된 것으로 추정됐다. 한은은 “높은 수준의 가계부채, 주택건설경기 부진 장기화는 구조적으로 소비를 제약하고 있으며, 추가적인 증시 조정 가능성도 향후 소비 회복의 주요한 리스크 요인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밝혔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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