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초과이익환수 부담금(재초환) 부과가 연내 본격화할 전망이다. 서울 서초구가 강남권 첫 부과 대상인 반포 현대의 부담금을 올해 안에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다. 재건축 조합들은 법적 대응을 예고했고, 일부 입주 단지에서는 부담금 납부 조건에 따라 매매 호가가 달라지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초구는 반포 현대를 재건축한 반포 센트레빌 아스테리움의 재초환 부담금을 연내 부과할 계획이다. 2021년 7월 입주를 시작한 이 단지는 준공 후 5년이 지났다.
서초구는 개발이익환수법상 징수권 소멸시효가 5년이라는 점을 고려해 부과를 서두르고 있다. 반면 국토교통부는 2024년 3월 개정법 시행 이후 5년 이내인 2029년까지 부과할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부담금 부과 시점을 둘러싸고 정부와 지자체 간 법률 해석이 엇갈리는 셈이다.
정비업계에서는 전국 60곳 이상이 재초환 부과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추정한다. 서울에만 46개 단지, 약 1만8000가구가 몰려 있다. 서초구는 반포 현대 외에도 래미안 트리니원, 오티에르 반포 등 주요 재건축 단지의 부담금 산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부담금 불확실성이 이미 매매 호가에 반영되고 있다. 지난 8월 입주를 시작한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의 전용면적 84㎡ 매물 가운데 35층은 57억원, 32층은 51억5000만원에 나와 있다. 57억원 매물은 매도자가 재초환을 부담하는 반면 51억5000만원 매물은 매수자가 별도로 부담하는 조건이다.
트리니원은 2020년 관리처분 당시 가구당 평균 4억200만원의 부담금 예정액을 통보받았다. 이후 분양가와 주변 집값 상승으로 최종 부담금이 가구당 7억원 안팎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확정된 금액은 아니다. 현재 전용 84㎡ 호가는 층수와 조망, 급매 여부, 재초환 부담 조건 등에 따라 45억~63억원까지 벌어져 있다.
재건축 조합들의 반발도 거세다. 부담금 부과가 현실화하면 집행정지 신청과 행정소송 등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미실현이익에 부담금을 부과하는 데다 정상 주택가격 상승률 산정 방식이 실제 시장가격 상승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대구 수성구 범어우방1차 재건축조합은 사업 기간 인근 아파트값이 평균 44.59% 올랐지만 부담금 산정에 적용되는 수성구 전체 상승률은 9.94%에 그쳤다고 주장한다. 재개발과 달리 재건축에만 부담금을 부과하는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지방 재건축 단지도 부담이 적지 않다. 대전 둔산더샵엘리프는 가구당 1억~2억원의 부담금이 예상된다. 조합 측은 기존 주택 매입 비용과 공사비 분담금에 재초환까지 더하면 일부 조합원의 총투입 비용이 일반분양가를 웃돌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전문가들은 공사비 상승으로 추가 분담금이 늘어난 상황에서 재초환까지 부과되면 사업 지연과 도심 주택공급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조합원별 보유 기간과 주택 수에 따라 감면 혜택이 달라지는 만큼 부담금 산정 기준을 둘러싼 갈등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