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이 올해 4분기에도 기업과 가계에 대한 대출 문턱을 대체로 높일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주택관련대출은 대출 여력이 확보되면서 전분기 수준의 태도를 유지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4분기 국내 은행의 대출태도지수 전망치는 -11로 3분기(-20)에 이어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지수가 마이너스면 대출태도를 강화하겠다고 답한 금융기관이 완화하겠다는 곳보다 많다는 뜻이다.
차주별로 보면 대기업은 3분기 0에서 -8로 돌아섰고 중소기업은 -19를 유지했다. 한은은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최근 여신건전성이 저하 흐름을 보임에 따라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에 대해 대출태도가 강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가계주택은 -17에서 0으로 올랐고 가계일반은 -28에서 -8을 기록했다. 한은은 “실수요 목적 자금의 총량관리목표 별도 관리,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목표 상향 조정 등 8월 13일 발표된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으로 은행의 대출 여력이 확보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주택관련대출은 전분기 수준이 유지되는 반면 신용대출 등 일반대출은 여전히 강화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신용위험지수는 26에서 29로 높아졌다. 한은은 기업 신용위험이 특히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전분기보다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국내은행 기업대출 연체율은 3월 0.68%에서 8월 0.86%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대기업은 0.22%에서 0.39%로, 중소기업은 0.81%에서 1.00%로 올랐다. 가계 신용위험지수도 19에서 28로 뛰었다. 한은은 가계의 신용위험 역시 “취약차주의 채무상환능력 저하 우려 등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출수요지수는 6으로 전분기(13)보다 낮아졌다. 기업은 대체로 전분기 수준 정도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은 “대외 불확실성 등에 대비한 선제적 유동성 확보, 회사채 금리 상승 등으로 대기업에서 다소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AA- 등급 3년물 회사채 금리는 연초 3.46%에서 9월 말 4.70%로 뛰었다. 가계주택 대출수요지수는 14로 3분기와 같았고 가계일반은 17에서 3으로 낮아졌다. 한은은 가계 대출수요에 대해 “주택관련대출이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일반대출(신용대출 등)은 소폭 늘어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비은행금융기관도 대출태도 강화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4분기 대출태도지수는 상호금융조합 -31, 상호저축은행 -10, 생명보험회사 -3이었고 신용카드회사는 0이었다. 한은은 “대내외 금융 여건의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가계부채 관리 기조 지속, 자산건전성 관리 필요성 등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6월 말 기준 연체율은 상호저축은행 6.26%, 상호금융조합 5.63%였다.
신용위험은 대부분 업권에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상호금융조합의 신용위험지수는 36에서 40으로 높아졌다. 이와 관련해 한은은 “대출금리 상승과 함께 일부 취약업종의 실적 부진, 취약차주의 부실 가능성 증대 우려 등에 주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대출수요는 업권별로 엇갈렸다. 상호저축은행(6)과 생명보험회사(14)는 기업 운전자금, 가계 생활자금 등을 중심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상호금융조합(-2)과 신용카드회사(-29)는 금리 상승, 주식투자 수요 둔화 등의 영향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9월 2∼16일 국내은행 18곳, 상호저축은행 26곳, 신용카드회사 7곳, 상호금융조합 142곳, 생명보험회사 10곳 등 203개 금융기관의 여신업무 총괄 책임자를 대상으로 전자설문, 우편,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됐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