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자금세탁 차단망 강화…가상자산·국제제재 감시 확대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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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이 자금세탁방지(AML) 체계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상자산을 활용한 범죄자금 은닉과 해외 불법자금 거래 등 수법이 복잡해지면서 기존 계좌 중심의 감시에서 벗어나 블록체인 거래 추적과 국제제재 대상 확인까지 관리 범위를 넓히는 모습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과 저축은행 등 금융회사들은 자금세탁 위험을 사전에 파악하기 위한 전산 시스템을 도입하고 전문인력 양성에 나서고 있다. 단순히 의심 거래를 사후에 보고하는 수준을 넘어 거래 과정에서 위험 신호를 조기에 포착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신한은행은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자산 거래에 대응하기 위해 블록체인 거래 분석 솔루션인 ‘트랜사이트’를 도입하고 온체인 모니터링 체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온체인 모니터링은 블록체인에 기록된 거래 내역을 분석해 자금 이동 경로와 지갑 간 연관성을 추적하는 방식이다. 기존 은행의 자금세탁방지 업무가 고객과 계좌 정보를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가상자산 거래에 사용되는 지갑주소와 자금 흐름까지 확인할 수 있도록 관리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부터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의 솔루션도 활용해 고객의 가상자산 관련 자금세탁 위험을 점검해 왔다. 향후 스테이블코인이 결제와 송금 등에 활용될 가능성에 대비해 관련 감시 체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저축은행업계에서도 대응에 나섰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최근 글로벌 금융정보업체 LSEG의 제재 대상 정보 서비스인 ‘월드체크’를 도입했다. 고객 등록과 금융거래 과정에서 국제제재 대상이나 법규 위반 이력이 있는 인물 등을 확인해 고위험 거래를 선별하는 시스템이다.

 

내부 전문인력도 확대하고 있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저축은행업권 최초로 국제제재 전문자격인 공인국제제재전문가(CGSS) 취득자를 배출했다. 지난 9월 말 기준 전체 직원의 82%가 자금세탁방지 관련 전문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권의 의심거래보고(STR)는 약 130만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가상자산사업자의 의심거래보고는 6만2055건으로 전년(1만9658건)의 3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금융회사의 자금세탁방지 책임을 강화하고 가상자산 거래에 대한 감시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회사의 자금세탁방지 보고책임자를 임원으로 지정하고, 현재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자금세탁방지 제도이행평가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마련 중이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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