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세입예산을 짤 때 세수를 예측한 구체적인 산식과 변수를 국회에 공개하고 국가통계 수준의 품질진단을 받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최근 4년간 연평균 51.5조원에 이른 세수 오차의 주된 원인으로 추계모형 자체의 오류가 지목된 데 따른 것이다.
1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김남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세입예산 추계분석보고서에 세입추계 모형을 포함하도록 명시하고 ‘통계법’에 따른 정기통계품질진단에 준하는 품질진단 및 관리를 받도록 하는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정부가 세입 예측의 근거를 구체적으로 밝히고, 예측 방식이 적절한지 주기적으로 검증받도록 해 세수 예측의 정확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개정안은 제32조의2를 신설해 재정경제부장관이 작성하는 세입예산 추계분석보고서에 담아야 할 사항을 구체화했다. 세입을 예측하기 위한 산식과 변수, 그리고 모형이 전년도와 달라졌을 경우 그 변동사항을 포함한 세입추계모형을 비롯해 최소제곱법 분석에 포함된 경제지표·자산시장·부동산시장 관련 지표의 상관계수 등 추계 방법과 근거, 전년도 세입예산과 결산 간 총액 및 세목별 차이에 대한 원인 분석, 전년도 세수오차율과 상반기 월별 세수진도율, 세수추계의 주기적 갱신 자료 등이다.
현행법은 정부가 국회에 예산안을 제출할 때 세입예산 추계분석보고서를 첨부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추계 모형이나 그 근거까지 담겨 있지는 않다. 이 때문에 정부의 세수 예측 방식을 검증하고 오차의 원인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지난달 27일 발표된 감사원의 ‘주요 재정관리제도 운영실태’ 감사결과에서도 추계모형의 오류가 세수 오차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발생한 연평균 51조5000억원의 세수 오차 중 법인세와 양도소득세가 각각 21조7000억원, 11조9000억원으로 가장 큰 규모였는데, 그중 81%가 추계에 사용된 수학적 모형이나 공식에 오류가 있거나 현실과의 괴리가 있어 발생하는 추계모형 오차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원은 “세입을 과대 추계하면 부족분을 메우는 과정에서 재정수지가 불안정해지고, 과소 추계했을 때는 재정지출 확대로 재정의 경기대응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기존 시계열 모형만으로 세수 증감을 정확히 예측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의 세입추계모형을 면밀히 점검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구추계도 국가통계 품질관리 대상인 만큼, 세입추계 역시 그에 준하는 검증을 받을 필요가 있다”며 “세수 예측의 정확성과 투명성을 높여서 반복되는 세수 오차를 줄이고,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재정운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며, 2028년도 예산안 첨부서류로 국회에 제출하는 보고서부터 적용된다. 김 의원 측은 이 법안이 2027년도 세입예산안 부수 법률안으로 지정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