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연체율 9년 반 만에 최고…부실채권 1년 새 1.3조 늘었다

1일 오전 시민들이 서울 시내의 한 건물에 위치한 시중은행 ATM기 앞을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1일 오전 시민들이 서울 시내의 한 건물에 위치한 시중은행 ATM기 앞을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5대 은행의 대출 연체율이 9년 반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내수 부진과 고금리가 겹치면서 중소기업과 경기 민감 업종을 중심으로 상환 여력이 약해진 탓이다. 부실채권도 1년 새 1조3000억원 가까이 불었다.

 

◆연체율 0.42%…2017년 1분기 이후 최고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3분기 말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연체 기준)은 0.42%로 집계됐다. 전 분기보다 0.03%포인트, 1년 전보다 0.05%포인트 올라 2017년 1분기(0.45%) 이후 가장 높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60%로 역시 2017년 1분기(0.65%)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0.49%였던 중기 연체율은 올해 1분기 0.57%, 2분기 0.58%로 오른 데 이어 0.6%대에 올라섰다. 기업대출 전체 연체율도 0.49%로 2017년 2분기(0.58%) 이후 가장 높았다. 대기업 연체율은 0.18%로 2021년 2분기(0.19%) 이후 최고이자 1년 전(0.07%)의 2배를 넘어섰다. 은행권은 중앙그룹 계열사의 워크아웃·회생절차 등 일부 거액 여신 부실이 반영된 일시적 요인으로 보고 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33%로 전 분기와 같았다.

 

◆도소매·건설업 0.7% 안팎…경기 민감 업종 연체 확산

 

업종별로는 경기 민감 업종의 연체율이 두드러졌다. 도매·소매업이 0.71%로 가장 높았고 건설업(0.69%), 숙박·음식점업(0.55%), 부동산업(0.51%)이 뒤를 이었다. 제조업은 0.36%였다. 내수 부진으로 매출과 현금흐름이 살아나지 않은 상황에서 이자 부담이 이어지며 취약 기업의 상환 여력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2017년 초 연체율 상승이 조선·해운업 구조조정과 경기 둔화가 겹친 결과였다면 이번에는 도소매·건설·숙박음식 등 내수 업종 전반에서 연체가 동시에 늘고 있다.

 

◆부실채권 7.6조…2018년 이후 최대

 

부실채권으로 분류되는 고정이하여신도 빠르게 늘고 있다. 5대 은행의 3분기 말 고정이하여신은 7조6133억원으로 1년 전(6조3285억원)보다 1조2848억원 증가했다. 2018년 1분기 말(8조2143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2023년 말 4조4943억원이던 부실채권은 2024년 말 5조5807억원, 지난해 말 6조1787억원으로 불어난 뒤 올해 2분기 7조원을 넘어섰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평균 0.40%로 1년 전보다 0.05%포인트 올랐다. 대기업 0.24%에서 0.32%, 중소기업 0.55%에서 0.59%, 가계는 0.22%에서 0.25%로 모두 상승했다. 회수가 사실상 어려운 추정손실 여신은 1조931억원으로 1년 새 18.7% 늘었고, 잠재 부실로 꼽히는 요주의 여신도 10조5285억원으로 1년 전보다 2.5%, 전 분기보다 3.0% 증가했다.

 

연체율은 은행별 편차가 컸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우리은행이 0.77%로 가장 높았고 NH농협은행(0.73%), 하나은행(0.67%)이 뒤를 이었다. 신한은행(0.42%)과 KB국민은행(0.41%)은 0.4%대였다. 전체 연체율도 농협(0.54%)과 하나(0.51%)는 0.5%를 넘었다.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코픽스와 은행채 등 대출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차주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은 내수 부진과 경기 침체에 고금리 부담까지 겹쳐 중소기업 연체율이 오르고 있다며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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