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이 주식시장 조정 여파에 올해 3분기엔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종도 다른 업종과 마찬가지로 조정이 이어지는 양상이지만, 주가가 바닥권에 근접한 만큼 향후 반등을 기대해 볼 만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증권사 3분기 실적 줄줄이 하락
올해 들어 상반기까지 증시 불장에 역대급 실적을 거둔 증권사들이 3분기에는 웃지 못하고 있다. 지난 7월 다시 고개를 든 인공지능(AI) 거품론과 반도체 고점 논란 등으로 주가지수가 급락한 탓에 증권사들도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4061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8.52% 감소했다. 순이익은 2386억원으로, 전분기보다 64.95%나 쪼그라들었다.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에 증권가는 키움증권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나섰다.
다른 증권사도 사정은 비슷비슷하다. NH투자증권의 연결 기준 올 3분기 영업이익은 5211억원으로, 전분기와 견줘 23.5%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21.6% 줄어든 3836억원이었다.
KB증권의 경우도 연결 기준 올 3분기 영업이익 3810억원과 순이익 2730억원 기록했으나, 이는 3개월 전보다 각각 36.6%, 39.4% 감소한 수치다.
하나증권도 순이익이 전분기 대비 무려 93.9% 급감한 103억원에 그쳤고, 신한투자증권은 77.4% 줄어든 653억원, 우리투자증권은 72.7% 감소한 30억원을 나타냈다. 일부 증권사는 3분기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
◆증권업종 주가 바닥권…반등할까
그럴 수밖에 없는 측면이 지난달 국내 증시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약 39조원으로, 최고치를 찍은 5월 106조2000억원 대비 약 64% 줄었다. 거래대금이 크게 줄다 보니 리테일 브로커리지 비중이 큰 증권사일수록 더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주 잠시 90조원대를 회복했던 증시 대기자금 성격의 투자자 예탁금도 지난달 29일 기준 88조7133억원으로 다시 내려앉았다. 같은날 기준 빚투(빚내서 투자) 지표인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9조886억원으로, 지난 8월 7일 29조2304억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에 30조원 아래로 내려온 상태다. 물론 이같은 상황은 달리 보면 앞으로 상승할 공간이 많다는 의미도 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대금 회전율을 기준으로 봤을 때 최근 국내 증시 거래대금 수준은 상승장 이전 수준까지 감소했다. 지난 10년 간 국내 증시의 거래대금 회전율 평균은 200%다. 최근 회전율이 9월 162%에서 지난달 190%로 소폭 반등하기는 했으나 180% 미만의 회전율을 보인 건 지난해 1월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회전율로 본다면 현재의 거래대금은 일반적 장세의 수준까지 하락한 걸로 볼 수 있어 추가적으로 감소할 여지는 크지 않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아울러 증권업종은 밸류에이션이나 주주환원 수익률, 거래대금 회전율 등을 통해 펀더멘털에 기반한 주가가 바닥권에 충분히 가까워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한국거래소(KRX)가 산출하는 증권지수는 지난달 30일 기준 1533.59으로, 올해 5월 기록한 고점(3362.84)과 비교해 반토막이 나 있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증권업종은 증시 전체 투자심리가 업종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향후 증시와 거래대금 회전율이 재상승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반등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판단을 내놨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