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2인 창작 스튜디오 운무(UNMU)가 제작한 AI 단편영화 'LAST CALL'(폐장 시간)이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30회 어반월드 영화제(Urbanworld Film Festival)에서 특별언급상(Honorable Mention)을 받았다.
운무는 고숙 작가와 연훈민 감독으로 구성된 스튜디오로 이번 작품은 두 사람이 공동 제작한 첫 AI 영화다.
운무는 11분 23초 분량의 'LAST CALL'이 어반월드 영화제 AI 경쟁 부문인 'Best AI-Generated or Assisted Film'에서 특별언급상에 선정됐다고 2일 밝혔다. 수상 결과는 현지 시간 10월 18일 통보받았다.
작품은 수상에 앞서 10월 17일 뉴욕 맨해튼의 리걸 유니언스퀘어 극장에서 북미 프리미어로 공개됐다. 영화제 측은 'LAST CALL'을 'Power, Policy + The People' 섹션에 편성했으며, 스파이크 리가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한 마셜 쿠퍼 감독의 'No Biggie'를 비롯한 실사 단편영화들과 함께 상영했다.
상영이 끝난 뒤에는 고숙 작가와 연훈민 감독이 직접 관객들과 대화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현장에서는 AI 기반 영화 제작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저작권 문제에 어떻게 접근했는지, 관객에게 전달하고 싶은 감정과 메시지는 무엇인지 등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레드카펫에서 두 사람을 인터뷰한 뉴욕의 미디어 퍼스널리티 사마라 오세-아사레(Sama Time)도 영화 관람 후 작품에 관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영화에 빠져들어 바깥에 어떤 위험이 있는지, 인물들이 또 한 해를 맞을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그 꽃이 누구의 것인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수상이 이뤄진 어반월드 영화제는 다양한 문화권의 창작자와 작품을 소개하는 다문화 경쟁 영화제다. 1997년 무비패스 공동창업자인 스테이시 스파이크스가 설립했으며, '블랙 팬서'의 라이언 쿠글러, 에바 두버네이, '아메리칸 픽션'의 코드 제퍼슨 등 여러 영화인이 이 영화제를 거쳤다.
어반월드는 아카데미 공인(Oscar Qualifying) 영화제로, HBO가 창립 후원사로 참여했다.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는 프레스티지 파트너이며, 넷플릭스와 월트디즈니 스튜디오, 아마존 MGM, 소니 픽처스 등도 영화제를 후원해 왔다. 지난해에는 100편이 넘는 영화를 선보였고 관객 수는 9,000명을 웃돌았다.
특히 올해는 영화제 30주년을 맞아 기존 장편·단편·다큐멘터리 경쟁 부문과 함께 AI 영화를 공식 경쟁 대상으로 처음 포함했다. AI 부문 신설 소식은 버라이어티(Variety)와 뉴욕타임스 등 미국 주요 매체에서 다뤄졌다.
그러나 AI 영화의 공식 경쟁 부문 편입을 두고 영화계 내부에서는 서로 다른 입장이 나타났다. 미국작가조합 동부지부(WGA East)가 영화제 후원을 철회하는 등 생성형 AI의 활용과 창작 노동 보호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운무의 두 창작자는 AI 기술을 사용하더라도 작품의 주요 창작 과정에는 인간의 판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두 사람은 "창작 노동을 지켜야 한다는 작가조합의 우려는 타당하다. 그래서 각본과 연기 연출, 편집과 사운드 믹싱은 모두 사람의 손을 거쳤다. 픽셀은 AI가 만들었지만, 무엇을 보여주고 얼마나 오래 머물지는 사람이 정했다"고 말했다.
AI 영화의 경쟁 부문 편입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운무의 제작 방식은 생성형 기술로 구현한 영상과 인간 창작자의 서사적 판단이 어떻게 결합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
영화 'LAST CALL'은 드론 통행금지가 시행된 밤을 배경으로 한다. 네온 불빛이 비치는 바에 갇힌 세 명의 손님과 바텐더가 이야기의 중심에 놓인다. 액션이나 시각적 스펙터클에 의존하기보다 등장인물 사이의 대화와 시선, 침묵으로 긴장감을 구성한 챔버 드라마 형식의 작품이다.
이 영화는 뉴욕 상영 이전에도 해외 영화제에서 소개됐다. 지난 8월 포르투갈 제30회 아반카 국제영화제 AI 경쟁 부문에서 월드 프리미어를 진행했으며, 영국 AI 런던 영화제에서는 파이널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운무는 대전을 중심으로 실사 영상과 시각특수효과(VFX) 작업을 수행하면서 생성형 도구를 활용한 영상 제작도 실험하고 있다. 이탈리아 문화부 국립박물관 공식 캠페인 필름 'Felicità'의 AI VFX 제작에 참여한 이력이 있으며, 이번 'LAST CALL'을 통해 두 창작자가 함께 완성한 첫 AI 단편영화를 선보였다.
황지혜 기자 jhhwa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