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온디바이스 AI·XR’ 시장 커져…삼성·애플 활약 기대

애플이 지난 6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애플 파크에서 열린 연례 세계 개발자 회의(WWDC)에서 공개한 ‘비전 프로’. 뉴시스

AI(인공지능) 탑재 기술이 내년 IT 업계 트렌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0일 업계 전문가들은 내년 온디바이스 AI, XR(확장현실)이 IT 시장 확대를 견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 애플 등 기업의 제품 출시를 통해 첨단 과학 기술을 눈으로 직접 보고 사용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특히 온디바이스 AI에 주목했다. 온디바이스 AI는 챗GPT 같은 기존 AI와 달리 클라우드 서버를 거치지 않고 기기 자체에서 연산을 수행하는 기술로, 전력 소모가 적고 네트워크 오류가 없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온디바이스 AI는 보안과 데이터 안정, 낮은 비용과 에너지 절감, 최적화된 개인화 등이 강력한 마케팅 수단이 될 것”이라며 “스마트폰과 PC를 포함한 IT 기기 교체 수요를 확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스마트폰·노트북 제품 등에 AI 기술 탑재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우선 갤럭시 S24가 세계 최초의 AI 스마트폰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유럽연합 지식재산청과 영국 지식재산청에 AI 스마트폰 관련 상표권을 등록했다.

 

애플 역시 AI 관련 투자를 활발하게 진행하며 뒤따르고 있다. 2024년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대폭 개선된 시리(Siri)를 출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지만, 기업이 높은 완성도를 추구하는 만큼 본격 온디바이스 AI 탑재는 2025년 이후일 것으로 관측된다.

 

단 XR 분야에서는 애플이 삼성보다 먼저 양호한 반응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시중에 메타 퀘스트 프로 등 가상현실을 즐기는 헤드셋이 있지만 아직 관련 시장과 콘텐츠가 다양하지 않아 대중의 관심이 예상보다 적다.

 

내년 애플 비전 프로가 출시되면 분위기가 전환된다는 평가다. 애플은 앞서 비전 프로 출시를 예고하며 아이폰 15 프로 이상급 버전에 비전 프로와 연계할 수 있는 ‘3D 공간 비디오 촬영’ 기능을 추가했다. 

 

이 연구원은 “애플의 신제품 출시 효과로 2024년 XR기기 출하량은 1588만대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본격 성장 시점은 애플 비전 프로의 보급형이 출시되고 삼성전자와 중화권 업체들이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2025~2026년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전자는 퀄컴 칩셋과 구글 운영체제가 적용된 XR기기를 개발 및 출시할 예정이다. 

 

신정원 기자 garden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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