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주주들 뿔난 이유는? “주총부터 열어라!”

- 13일까지 주총 열지 않으면 텍사스주 법규 위반
- 트럼프와 갈등 머스크 신당 창당에 주가도 하락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지난 3월 12일 테슬라 모델S에 앉아 기자들과 얘기하고 있다. AP/뉴시스

테슬라 주주들이 단단히 화가 났다. 올해 연례 주주총회를 계속 미뤄온 테슬라 이사회를 향해서다. 이들은 주총 개최를 촉구하고 있다.

10일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기관을 포함한 27명으로 구성된 테슬라 주주 그룹이 이날 테슬라 이사회에 주총 소집을 요구하는 공식 서한을 전달했다.

 

주주들은 테슬라 이사회가 오는 13일까지 주총을 소집하지 않으면 텍사스주 법규를 위반하게 된다고 지적하며 더는 주총을 미루지 말 것을 촉구했다.

 

테슬라 법인이 있는 텍사스주는 주주들이 요구할 경우 마지막 주총 개최일로부터 13개월 이내에 연례 주총을 열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해 6월 13일에 주총을 개최한 바 있어 이를 기준으로 이달 13일이 다음 주총 기한이다.

이번에 테슬라 이사회에 서한을 보낸 주주 그룹에는 뉴욕주와 일리노이주 등의 공적 연기금 펀드와 노동계 자금을 운용하는 SOC투자그룹 등도 참여했다.

테슬라 이사회는 그동안 통상 5월이나 6월에 연례 주총을 열었지만, 올해는 아직 주총 소집 공고를 띄우지 않았다.

지난 5월 파이낸셜타임스(FT)는 테슬라 이사회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에게 지급하기로 했다가 법원의 제동으로 무산된 수백억달러 규모의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포함해 새로운 보상 지급 방안을 모색 중인데 이를 먼저 마련하려고 주총을 연기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2018년 머스크와 테슬라 이사회 간에 계약된 보상 패키지는 경영 성과에 따른 단계별 보상안을 담고 있었으나, 이에 반대한 소액주주 리처드 토네타의 소송에서 델라웨어주 법원이 지난해 12월 원고 측의 손을 들어주며 보상안을 무효로 판결했다. 머스크와 테슬라 이사회는 이 판결에 불복해 델라웨어주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테슬라 이사회는 또 지난해 초 잠정 패소 판결이 나온 뒤 주총에서 테슬라의 법인소재지를 텍사스주로 이전하는 안건을 올려 주주들의 승인을 받았다.

WSJ는 테슬라 이사회가 향후 머스크에 대한 보상 패키지를 새로 마련할지, 아니면 2018년 이후 지급하지 못한 보상 급여를 복원하는 방안을 채택할지 여부는 불분명하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돈독한 관계가 끝난 후 신당 창당 등 정치활동 개시 선언을 한 머스크 때문에 요즘 테슬라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주들마저 등을 돌릴 수 있어 앞으로의 추이가 주목된다. 

한준호 기자 tongil7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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