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빗길에 허리 삐끗, 척추압박골절 주의하세요

비 내리는 날씨 속에 미끄러진 한 걸음이 평생의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장마철은 습기와 빗물로 인해 지면이 미끄럽고 시야까지 흐려지는 환경이 조성되기 쉽다. 실내외를 막론한 낙상의 위험이 높아지는 이유다.

 

이 시기에는 허리를 삐끗하거나 등을 부딪히는 사고가 잦아지는데, 이러한 작은 사고가 심각한 척추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 중에서도 흔히 발생하는 질환이 바로 ‘척추압박골절’이다.

 

척추압박골절은 말 그대로 척추뼈가 외부 충격이나 내부 손상으로 인해 압박을 받아 납작하게 찌그러지는 골절을 말한다. 대부분의 경우 뼈의 강도가 약해지는 고령층에서 발생한다. 경미한 외상이나 무거운 물건을 들었을 때, 혹은 기침만으로도 생길 수 있다. 특히 골다공증이 있는 경우, 정상적인 생활 중 발생할 수도 있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질환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증상은 대부분 요통으로 나타난다. 골절 부위의 심한 통증이 특징이며, 움직일 때 통증이 심해지고 자세 변화가 어려워진다. 누웠을 때보다 앉거나 서 있을 때 통증이 악화되며, 심한 경우에는 신경 압박으로 인해 다리 저림이나 감각 이상, 보행 장애 등이 동반될 수 있다. 고령자 중 평소보다 키가 줄어들었거나 허리가 점점 구부정해지는 경우도 척추압박골절의 단서가 될 수 있다.

 

척추압박골절의 치료는 환자의 상태, 골절 정도, 연령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다. 먼저 비수술적 치료는 비교적 골절 정도가 경미하고 신경 손상이 없는 경우에 시행된다.

 

주요 방법으로는 통증 조절을 위한 약물 치료, 척추 주변 염증을 줄이는 주사 치료, 그리고 척추의 안정화를 돕는 보조기 착용 등이 있다. 보조기 착용은 척추에 가해지는 하중을 줄여주며, 뼈가 자연 치유되는 과정을 돕는 역할을 한다. 치료 중에는 일정 기간 안정을 유지하고 과도한 움직임을 피해야 하며, 점진적인 재활 운동이 필요하다.

 

하지만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는 통증이 줄지 않거나, 압박 정도가 심한 경우, 또는 여러 마디의 척추뼈가 골절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고려된다. 가장 대표적인 수술 방법은 ‘척추체성형술’이다. 이 시술은 국소 마취 하에 골절된 척추뼈 내부에 특수 주사기를 삽입해 의료용 골시멘트를 주입함으로써 척추뼈를 지지하고 통증을 줄이는 방식이다. 시술 시간이 짧고 회복이 빠르며, 고령의 환자에게도 비교적 안전하게 적용될 수 있어 최근 치료 선호도가 높다.

 

천세훈 서울에이스병원 척추센터 원장은 “척추압박골절은 단순한 낙상이나 무리한 움직임으로 발생할 수 있어 특히 장마철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고령자일수록 뼈가 약해져 있으므로 허리 통증이 계속되거나 자세 변화 시 극심한 통증이 있다면 곧바로 전문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으면 수술 없이 회복이 가능하고, 경우에 따라 척추체성형술 같은 시술로도 빠른 일상 복귀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장마철을 안전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외출 시 미끄럼 방지 신발을 착용하고, 실내에서도 젖은 바닥을 방치하지 않는 등 낙상 사고를 예방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또한 허리를 삐끗하거나 갑작스러운 통증이 발생했을 경우, 단순 근육통으로 오인하지 말고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무심코 넘긴 통증이 심각한 척추 질환의 신호일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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