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장벽에… K철강, 5월 대미수출액 16%↓

-단가도 9% 하락… 싸게 팔아 물량 유지
-최근 관세율 상향에 하반기 전망도 잿빛

지난달 대미 철강 수출액이 1년 전보다 16% 이상 줄고, 수출 단가도 9% 이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남구 신선대 및 감만 부두 야적장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뉴시스

 

 트럼프 관세장벽에 K-철강이 타격을 받고 있다. 미국을 향한 철강 수출액이 1년 전보다 16% 이상 줄고, 수출 단가도 9% 이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액은 3억2700만 달러(약 45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3억9000만 달러)보다 16.3% 감소했다. 톤당 수출 단가 1295달러(약 178만원)는 지난해(1429달러)보다 9.4% 떨어진 수준이다. 지난 3월13일부터 발효된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25% 관세가 본격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수출 물량 자체는 안정적이다. 1월 21만7000톤, 2월 24만2000톤, 3월 25만톤, 4월 24만8000톤, 5월 25만2000톤을 기록했다. 관세 부과 이후에도 큰 변화는 없었던 것. 그런데 수출 단가가 급락했다. 1∼4월 톤당 1500달러 안팎을 유지하다가 지난달 1295달러로 떨어졌다. 한 달 만에 14.6% 하락한 수치다.

 

 이는 국내 철강 업체들이 단가를 낮춰서라도 수출 물량을 유지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관세가 인상된 만큼 국내 업체들이 그 부담의 일부를 수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수개월 전 주문이 이뤄지는 업계 거래 관행상 4월까지는 관세 영향이 제한적이었지만, 5월부터 충격이 본격적으로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다.

 

 이달 4일부터 관세율이 25%에서 50%로 상향된 것을 고려하면 하반기 수출은 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효과가 내년 이후 본격적으로 나타난다면 미국 시장에서 한국산 철강의 입지는 한층 더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내 철강 1~2위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손잡고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일관제철소를 건설할 예정이지만 본격적인 생산은 2029년이 돼야 한다. 반면 US스틸을 인수한 일본제철은 당장 현지 생산 체제를 갖춘 만큼 현지에서 한국산 철강을 빠르게 대체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미국 시장에 대한 수출 전략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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